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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 순익 69% 급감...모간스탠리는 깜짝 실적

[파이낸셜뉴스]
골드만삭스, 순익 69% 급감...모간스탠리는 깜짝 실적
미국 뉴욕 맨해튼의 골드만삭스 본사 앞을 지난해 12월 16일(현지시간) 한 보행자가 지나치고 있다. 골드만은 17일 실망스러운 분기 실적을 공개해 주가가 폭락했고, 주식시장 전반에도 먹구름을 드리웠다. AFP연합

미국 월스트리트 투자은행 모간스탠리와 골드만삭스가 17일(이하 현지시간) 엇갈린 성적표를 내놨다.

두 곳 모두 기업 인수합병(M&A) 주간사 업무 실종, 주식·채권 거래 수수료 급감 등으로 실적이 1년 전만 못하다는 공통점이 있었지만 그 정도가 달랐다.

월스트리트 터줏대감 골드만은 시장 전망치에 크게 못 미치는 저조한 실적을 발표한 반면 모간스탠리는 비록 둔화세를 보이기는 했지만 시장 예상보다는 좋은 성적을 나타냈다.

두 은행의 주가 흐름도 크게 갈렸다.

모간스탠리 따라하기 실패

파이낸셜타임스(FT),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골드만은 이날 지난해 4·4분기 실적발표에서 시장을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골드만의 주당순익(EPS)은 3.32달러로 2021년 4·4분기에 기록한 10.81달러에 비해 69% 급감했다.

애널리스트들 전망치 5.56달러에도 크게 못 미쳤다.

이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악의 성적표다.

데이비드 솔로몬 최고경영자(CEO)가 야심차게 추진한 소매금융 부문에서 특히 성적이 안 좋았다.

소매금융 부문은 지난해 4·4분기에만 6억6000만달러 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로는 17억달러 손실을 냈다.

은행 전체의 지난해 EPS는 30.06달러로 사상최대 순익을 기록했던 2021년에 비해 49% 급감했다.

투자은행 부문은 분기매출이 48%, 순익은 30% 줄었다.

또 자산운용 부문 매출은 27%, 순익은 99% 급감했다.

증권투자 부문 역시 매출이 80% 급감했다.

솔로몬 CEO는 투자은행과 트레이딩 부문에서 오랜 라이벌인 모간스탠리 흉내내기에 나선 상태였다.

골드만 사업부문을 다변화해 좀 더 안정적인 실적을 내려 했다.

그러나 이같은 기대와 달리 골드만의 투자은행, 트레이딩 의존도는 약화하지 않았다.

기대했던 소매금융이 심각한 적자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골드만의 지난해 전체 순익은 113억달러로 여전히 2009년 이후 두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깜짝 실적 모간스탠리

경쟁사 따라하기에 나섰다가 되레 고생만 하고 있는 골드만과 달리 모간스탠리는 탄탄한 실적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비록 투자은행 부문 매출은 1년 전보다 49% 감소해 13일 실적을 발표한 JP모간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의 감소폭 50%와 크게 차이가 없었지만 전체 성적은 시장 기대를 웃돌았다.

모간스탠리는 지난해 4·4분기 127억달러 매출에 주당 1.26달러 순익을 기록했다.

시장에서 예상한 매출 125억달러에 1.25달러 EPS를 뛰어넘는 성적이다.

다만 1년전에 기록한 145억달러 매출에 2.01달러 EPS에 비해서는 실적이 크게 악화했다.

엇갈린 성적을 공개한 월스트리트 라이벌 골드만과 모간스탠리 주가는 희비가 갈렸다.

골드만은 13일 종가에 비해 24.08달러(6.44%) 급락한 349.92달러로 추락한 반면 모간스탠리는 5.42달러(5.91%) 급등한 97.08달러로 마감했다.

JP모간체이스는 2.21달러(1.55%) 내린 140.80달러, BOA는 0.71달러(2.02%) 하락한 34.52달러로 장을 마쳤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