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일방적으로 병합한 4개 주(도네츠크·루한스크·헤르손·자포리자)도 우크라이나 영토로 표기
해외 누리꾼 “누군가는 굴라크(옛 소련의 정치범 수용소)로 갔을 것”
스웨덴 주재 러시아 대사관이 공개한 지도. /사진=트위터
[파이낸셜뉴스]
러시아가 자국의 저렴한 기름값을 과시하려다 크름반도를 우크라이나 영토로 표기하는 망신을 당했다.
스웨덴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17일(현지시간)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유럽 국가별 평균 휘발유 가격을 비교한 지도를 공개했다.
러시아 대사관 측이 공개한 지도를 보면 녹색으로 칠해진 부분이 러시아를 나타내는데, 리터당 휘발유 가격이 0.71달러라고 적혀있다. 자국의 휘발유 가격이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서 저렴하다는 것을 과시한 것. 러시아 바로 왼쪽에는 역시 초록색으로 칠해진 부분이 있는데, 이 부분은 러시아의 우방국인 벨라루스다. 벨라루스의 리터당 평균 휘발유 가격은 0.97달러라고 표기돼 있다.
벨라루스 남쪽에 위치한 우크라이나는 노란색으로 칠해져 있으며, 리터당 평균 휘발유 가격은 1.40달러라고 표기돼 있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점은 크름반도의 색깔이 우크라이나 본토와 같은 노란색으로 칠해져 있다는 점이다.
러시아는 지난 2014년 크름반도를 무력으로 침공해서 강제 합병했는데, 자신들이 우크라이나로부터 강제 합병한 크름반도를 우크라이나 본토 색깔과 같은 노란색으로 칠함으로써 사실상 크름반도가 우크라이나 영토가 맞다는 점을 인정하게 된 셈이다.
해당 지도는 또 지난해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러시아가 같은 해 9월 일방적으로 병합을 선언한 우크라이나 4개 지역 (도네츠크·루한스크·헤르손·자포리자) 역시 우크라이나 영토임을 의미하는 노란색으로 표기했다.
해당 지도를 접한 해외 누리꾼들은 러시아를 조롱하고 나섰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판했던 러시아 측 인사들이 잇따라 해외에서 의문의 죽음을 당했던 점을 들며 “스웨덴 주재 러시아 대사관이 여행을 떠나 창문 밖으로 떨어지길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트위터 사용자는 해당 지도 사진을 공유하며 “누군가는 굴라크(옛 소련의 정치범 강제 노동 수용소)로 갔을 것”이라고 러시아 측을 조롱했다.
이외에도 해외 누리꾼들은 “끝내 러시아가 크름반도가 우크라이나 영토임을 인정하는구나” “멋지다” “잘 알겠으니 이제 군인들좀 우크라이나에서 철수시켜라”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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