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열 강원도의회 의장에게 듣는다
강원특별자치도 안착 성공하려면
지방 정부 견제할 법적장치 필수
조직 구성·예산 편성권 보장해야
권혁열 강원도의회 의장이 19일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강원특별자치도 정착 지원 등 올해 의정 방향을 밝히고 있다. 강원도의회 제공
【파이낸셜뉴스 춘천(강원)=김기섭 기자】 "강원특별자치도가 성공적으로 정착하려면 지방의회법 제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19일 권혁열 강원도의회 의장은 파이낸셜뉴스와 가진 신년 인터뷰에서 "지방의회에도 실질적으로 지방 정부를 견제하고 감시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있어야 한다"며 "지방의회법 제정은 지방의회가 독립적이고 자주적으로 발전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라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오는 6월 출범하는 강원특별자치도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김진태 도정과 도내 18개 시군 의회와 힘을 합쳐 중앙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설득 작업에 나서고 지역 현안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새해에는 '섬기는, 일하는, 가까운' 강원도의회를 모토로 도민의 뜻과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그의 한해 설계를 들어봤다.
다음은 권혁열 강원도의회 의장과 일문일답.
― 제11대 의회가 출범한 지 6개월이 지났다. 소회와 성과를 꼽는다면.
▲지난해 9월 강원특별자치도의 조직과 운영을 담은 '국무총리 산하 강원특별자치도 지원위원회의 설치 법안'을 통과시켰고 10월에는 제주특별자치도의회와 자매결연을 추진하는 등 강원특별자치도의 성공적 출범을 위한 마중물을 길어왔다.
또한 강원도 정책 사업의 견제와 지원을 위해 재정 효율화, 폐광지역 개발 지원, 2024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대회 지원 등 총 6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올해도 도민의 행복 실현을 위해 더욱 정진하겠다.
―도의회 직원 인사권이 도지사에서 도의회 의장에게 이양되는 등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이 이뤄졌다. 평가를 한다면.
▲의원들이 전문성을 갖고 의정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지원관을 운영할 수 있게 됐다. 또 인사권 독립에 따라 의회가 자체적으로 직원들을 채용하고 능력에 맞게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게 됐다. 정말로 뜻깊고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절반의 성공'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의회가 전문성을 갖춘 진정한 도민의 대의 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중앙 부처가 갖고 있는 조직권과 예산권을 포괄적으로 지방의회에 이양해야 한다.
집행부인 도에 조직과 예산이 묶여 있기 때문에 현재의 제도권 하에서는 조직을 효율적이고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없다. 강원도의회만 보더라도 의회 사무처장은 2급이지만, 3급 자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정책지원관도 의원 2명 당 1명으로 채용이 제한되어 있다. 전국 시도 및 시군구 의회도 모두 공감하는 사안으로 지속적으로 중앙 부처에 건의하고 있다.
―지방 정부를 견제하고 감시할 수 있는 지방의회의 권한에 대해선 어떻게 보는가.
▲현재 전국 시군구에서 지방의회에 조직과 예산권을 부여하는 '지방의회법 제정'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고 있다. 새로운 지방자치 시대를 구현하겠다는 열망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현실은 법적 제한과 제도적 한계에 부딪혀 자치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중앙 정부를 견제, 감시하기 위해 국회에 국회법이 있는 것처럼 지방의회에도 실질적으로 지방 정부를 견제하고 감시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절실하다.
과도한 권한이라는 항간의 우려는 지방의회법의 취지와 본질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것에서 나왔다고 생각한다. 집행부에 종속돼 있는 현행법의 한계를 극복하고 지방의회와 지방자치단체 간 상호 견제와 균형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은 조직 구성권과 예산 편성권이 보장된 새로운 지방의회법 제정뿐이다.
―지난해 강원도에서 굵직한 문제들이 발생했다. 올해도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 같다.
▲강원도의 강원중도개발공사 보증 채무 2050억원 전액 상환과 기업 회생 신청 철회 방침은 도의회와 전문가, 그리고 시민사회 각계각층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한 결과다.
하지만 경영 정상화라는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보증 채무 상환, 공사비 미납금 상환, 문화재 보전 조치 등 해결해야 할 현안들도 많다.
강원도의회는 강원중도개발공사 신임 대표이사의 경영 정상화 방안과 쇄신 방안을 면밀히 살펴보고 이에 대한 획기적인 대책 마련을 엄중히 촉구해 나가겠다.
―올해는 강원특별자치시대가 출범하는 중요한 해다. 올해 의정 활동 방향을 말해 달라.
▲강원도의회 비전인 '섬기는, 일하는, 가까운' 강원도의회를 모토로 해 도민의 뜻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모든 힘과 역량을 집중시키겠다.
우선 지역 특성에 맞는 특례를 담은 '강원특별자치도법' 입법화를 통해 새로운 강원도를 혁신적으로 만들겠다.
그리고 의회 본연의 기능인 강원 도정에 대한 견제와 감시를 보다 견고히 해 나가겠다. 도의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교육과 정책 연구를 활성화하고 의원 연구회 활동을 최대한 지원하겠다.
특히 지역현안 해결에 적극 앞장설 계획이다. GTX-B노선 춘천 연장과 영월~삼척 고속도로 연결 등 기반 시설 구축, 강릉지역 도청 제2청사 건립, 미래 전략산업 유치, 안전한 생활 환경 조성을 위해 도정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
또한 도민으로부터 신뢰 받는 의회를 만들어 나가겠다. 전문성을 갖춘 일 잘하는 의회와 도민들 편에 한걸음 더 다가가는 의회가 되겠다. 도민의 대의 기관으로서 항상 청렴한 의정 활동을 펼치겠다.
마지막으로 지역 균형 발전을 실현해 나가겠다. 현재 강원도는 인구 소멸을 넘어 지역 소멸의 위기에 처해 있다. 지역 특색에 맞는 정책을 개발하고 지역 균형 발전에 대한 대안과 대책을 모색하겠다.
kees26@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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