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부실시장에 돈이 몰리고 있다. 싼 값에 사서 경기회복 국면에서 이익을 내기 위해서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2007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통했던 투자전략이기도 하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부실채권(NPL) 투자 전업사인 하나에프앤아이(하나F&I)는 회사채 800억원 모집에 6220억원의 주문이 몰렸다.
하나에프앤아이(A)도 800억 원 모집에 6220억 원의 주문을 받아 흥행했다. NPL 시장 점유율이 2016년 4%에서 2021년 31.4%로 급증하며 수익성이 개선된 영향이다. 모기업인 하나금융지주의 재무적 지원으로 자본 구조도 개선됐다. 하나금융지주의 증자로 대규모 유동성을 확보해 향후 영업·재무 성과의 개선을 기대한 투자 수요가 몰렸다는 평가다.
유암코(연합자산관리)는 최근 3년물 1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700억원 모집에 1조200억원의 주문이 몰려 증액 발행이다. 금리는 4.238%다.
기존 회사채 만기는 지난 19일로 1050억원 규모다. 이번에 발행한 회사채와 현금을 통해 차환에 성공한 셈이다. 기존 금리는 2.948%다.
NPL펀드도 속속 만들어지고 있다.
보고펀드자산운용은 최근 대출펀드인 1390억원 규모 '보고 NPL 일반사모투자신탁 3호'를 설정했다. 투자자(LP)가 NPL 투자 전업사들이다. 하나F&I가 630억원, 유암코가 450억원, 키움F&I가 300억원을 각각 투자한다. 대출채권의 금리는 약 12%다. 펀드 만기는 1년이다.
이 펀드는 서울 티마크그랜드호텔 명동의 근저당권부 부동산 담보대출채권에 투자했다.
기존 대주단은 KDB산업은행, KDB생명보험, 신한생명, 코리안리재보험, 신한은행 등이다. 대주단이 보유한 대출채권을 채권양수도를 통해 펀드가 인수하는 방식으로 딜(거래)이 진행됐다.
유진자산운용은 5092억원(병행펀드 포함) 규모로 조성한 NPL펀드 '유진에스에스앤디오퍼튜니티'를 조성해 투자 중이다. 부동산 NPL 등이 주요 투자 대상이다. 전통적인 기업 NPL은 물론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공사 중단이 예상되는 PF(프로젝트파이낸싱) 사업장 등 투자에 주목했다. 우정사업본부와 새마을금고,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 현대캐피탈 등이 투자자다.
NPL은 은행 등 금융기관이 돈을 빌려주고 원금이나 이자를 3개월 이상 회수하지 못한 부실화된 대출채권이다. 부동산 담보물에 근저당권을 설정하고 있는 담보부실채권 등이다.
NPL 전문투자사는 금융사로부터 NPL을 싸게 사들여 구조조정한 다음 높은 가격에 팔아 수익을 올린다. 은행에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하는 기업이 많을수록 NPL 시장이 커지는 셈이다.
지난해 금융감독원의 신용위험평가 결과에 따르면 부실징후기업으로 선정된 기업은 185곳으로 집계돼 전년보다 25곳 증가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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