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백악관, 북한의 러시아 용병 지원 사진 공개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는 유엔 안보리 논의 거쳐야
러시아 용병 조직은 '국제 범죄조직'으로 지정해 추가 제재
미국의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이 20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북한의 러시아 군사기업 지원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 정부가 북한이 러시아 민간 군사기업 바그너그룹에 무기를 전달해 우크라이나 침공을 간접적으로 지원했다는 증거를 공개했다. 동시에 바그너그룹을 국제적인 범죄조직으로 지정하고 추가 제재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AP통신 등 미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20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우리는 최근 북한 관리들이 바그너에 무기를 제공했다는 것을 거짓으로 부인하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와 북한에서 찍은 2장의 위성 사진을 공개하고 "이 이미지는 5개의 러시아 기차 차량이 지난해 11월 18일 러시아에서 북한으로 이동하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북한은 다음 날인 11월 19일 이 열차 차량에 컨테이너를 적재했으며 이 열차는 러시아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커비는 "우리는 바그너 그룹에 전달된 무기 규모가 우크라 전장에서의 역학을 바꾸지 않은 것으로 평가한다"면서 "우리는 바그너 그룹이 계속해서 북한의 무기 시스템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전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바그너그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기업으로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 이후 사실상 용병으로 전선에 참여했다.
커비는 현재 바그너가 우크라에서 1만명의 계약자와 교도소에서 모집한 4만명의 죄수를 포함해 5만명의 병력을 보유했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바그너그룹이 매달 약 1억달러(약 1238억원)를 우크라 전선에서 쓰고 있다고 추정했다. 미국은 지난달 북한이 러시아에 보병용 로켓과 미사일을 제공했다고 비난했으며 북한은 러시아를 돕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커비는 "북한의 무기 이전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면서 "우리는 오늘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의 전문가 패널에 관련 정보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북한을 제재할 것이냐는 질문에 "특정 제재에 대해서는 현재 말할 게 없으며 우리가 대북 제재위 전문가 패널에 이 사안을 가져간 것도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엔에서의 논의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볼 것"이라면서 "만약 유엔 내에서 (제제 사안으로) 판단될 경우 추가 제재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커비는 이날 바그너그룹을 초국가적 범죄조직으로 지정한다고 알렸다. 미국은 앞서 2017년부터 바그너그룹을 제재하기 시작했으며 이번 조치로 추가 제재에 나설 계획이다.
커비는 "이번 지정에 따라 다음주에 바그너그룹 및 다수 대륙에 있는 관련 네트워크를 대상으로 한 추가 제재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부터 격전이 벌어지고 있는 우크라 동부의 바흐무트와 솔레다르가 광산지역이고 다수의 바그너 병력이 투입되었다고 설명했다. 커비는 바그너가 이번 침공에서 조직의 이권을 추구하고 있다면서 "아프리카에서 채굴권 등을 추구하는 프리고진의 방식과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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