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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달걀 품귀에 산란계 사육 붐

[파이낸셜뉴스]
뉴질랜드, 달걀 품귀에 산란계 사육 붐
뉴질랜드인들이 달걀 품귀 속에 닭사육에 뛰어들고 있다고 CNN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달걀 부족이 조류독감 속에 전세계적인 현상이 된 가운데 지난해 1월 9일 미국 워싱턴의 한 식료품점 달걀 진열대가 텅텅 비어 있다. 로이터연합

뉴질랜드에서 달걀 품귀 현상이 빚어지자 산란계를 집에서 직접 기르는 이들이 늘고 있다.

조류 인플루엔자로 닭들이 대거 살처분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사료 비용이 치솟으면서 달걀 공급이 크게 달리고 있는 전세계적인 달갈 부족 현상이 뉴질랜드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20일(이하 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달걀 가격 상승률이 다른 식품 가격 오름세를 크게 웃돌고 있다. 지난달 달걀 값은 1년 전보다 60% 가까이 폭등했다.

일본에서는 달걀 도매 가격이 사상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뉴질랜드는 충격이 더 크다.

1인당 달걀 소비가 대부분 나라보다 더 많은 뉴질랜드는 양계 관련 규정이 바뀌면서 달걀 공급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

다른 나라와 달리 뉴질랜드 소비자들은 해법을 안에서 찾고 있다.

달걀 값이 치솟는 가운데 닭을 직접 키워 달걀을 얻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뉴질랜드 최대 온라인 경매사이트 '트레이드미'에 따르면 올들어 이 사이트에서 닭, 닭 사육관련 장비 등의 검색이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190% 폭증했다.

트레이드미 홍보실의 밀 실베스터는 "1월 이후 닭과 모이통, 닭장, 사료 등 기타 닭 관련 용품 검색건수가 6만5000건이 넘었다"고 말했다.

뉴질랜드는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면 마당이 넓은 집들이 많아 닭을 키우는 것이 크게 어렵지 않다.

그러나 닭 사육 열풍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뉴질랜드 동물학대방지협회(SPCA)의 개비 클렌지 최고경영자(CEO)는 "닭은 오래 산다"면서 "8~10년을 살고, 종에 따라 이보다 더 오래살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생각없이 닭사육에 뛰어들었다가 오랜 기간 애물단지를 끌어안고 살 수도 있다는 뜻이다.

클렌지는 또 암탉은 죽을 때까지 알을 낳는 것이 아니라면서 나이에 따라, 또 지역 기후에 따라 달걀을 낳는 행태가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닭을 순전히 달걀을 얻기 위한 목적으로 키우면 실망하게 된다면서 반려동물로 함께 살 생각이 없다면 키우지 않는 것이 낫다고 충고했다.

보건 전문가들도 경계하고 있다. 닭을 사육하다가 병균이 옮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닭을 키우는 이들에게 닭과 달걀을 만질 때 특별히 신경 쓸 것을 권고하고 있다. 살모넬라균에 감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뉴질랜드는 올해 1월 1일부터 닭을 좁은 쇠철창에서 키우지 못하도록 금지했다. 소나 양처럼 방목하거나 우리에 가두더라도 일정 규모 이상의 공간에서 키우도록 강제했다.

2012년 쇠철창을 금지하는 법을 만든 뒤 10년 전환기를 거쳐 올해 발효됐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