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 지난 20일자로 3년이 됐다. 전파력은 위력적이었다. 3000만명이 감염됐다. 국민 10명 중 6명이 코로나 증세를 겪었다. 사망자 수는 3만3000여명. 초기 우려에 비해 사망자가 적었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피해 규모는 작지 않다. 현대 시대에 전염병의 의미는 과거와 사뭇 다르다. 생명 위협보다는 시장을 파괴하는 효과가 더 크기 때문이다. 여행, 쇼핑, 유통 등 오프라인 기반 산업이 무너지고 소비자가 즐기는 콘텐츠도 오프라인 기반에서 온라인 기반으로 무게중심을 옮겨갔다.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은 것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이다. 주로 오프라인 기반 매출에 의존했던 업종들은 코로나19의 후폭풍을 피해갈 수 없었다. 명동 상인들도 그중 하나다. 자본이 빵빵한 대기업들도 버티기 어려웠다. 사실상 해외여행이 불가능해지자 항공, 여행, 면세점 등 사라지거나 고사 위기에 몰린 업종이 많았다.
이득 본 업종들도 많다. 은행과 보험사들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대면영업을 줄이고 업무 효율을 높였다. 오프라인 지점을 통폐합하고, 상품 가입절차는 간소화했다.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생겨났지만 약관 등을 죄다 알려줘야 하는 의무가 있어 이는 차차 효율 높은 애플리케이션(앱)이나 인공지능(AI) 목소리로 대체되고 있다.
온라인 관련 업체들은 코로나19로 특수를 맞았다. 주로 정보기술(IT) 업종이나 웹툰을 다룬 온라인 콘텐츠 업체들은 소비율이 늘면서 서버 용량을 늘려야 했다. 한 초대형 온라인 커뮤니티사이트 대표는 "코로나가 한창이던 시절 사이트 트래픽이 평균 대비 20% 이상 높았다. 코로나가 끝나가니 아쉬운 점도 있다"고 전했다.
다시 상황이 변할 조짐이 보인다. 정부는 오는 30일자로 실내마스크 착용의무 해제방안을 검토 중이다. 사실상 '코로나 시대'가 끝났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코로나19가 정복되진 않았지만 관리 가능한 수준에 다다랐다는 의미다.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소식에 다들 기뻐할 것 같지만 실제 여론은 반반이라고 한다. 롯데멤버스가 성인남자 2200명을 대상으로 실내마스크 착용의무 해제에 대한 찬반을 조사하자 찬성 여론은 고작 41%였다.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많았지만 이 중 13%는 마스크를 벗기 어색하다는 의견을 골랐다고 한다. 익숙한 환경을 바꾸기 싫어하는 인간의 속성이 아닌가 싶다.
마스크를 벗는다고 3년 전의 일상이 그대로 오는 것은 아니다.
불필요한 대면업무는 비대면 기반으로 효율화됐고, 코로나를 기점으로 조직 운영에 과감한 실험을 감행한 기업도 많다.
기업들은 3년간 온라인 기반으로 가속화한 사업 기회를 오프라인에서 융합하고 확장할 기회를 찾길 바란다. 비효율적 대면업무가 사라진 상황에서 구성원 입장에서도 더 치열한 업무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ksh@fnnews.com 김성환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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