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22일(현지시간) 폴란드 라스크의 공군기지에서 폴란드 공군 소속 F-16 전투기가 언론에 공개된 모습.EPA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과 독일로부터 전차 제공을 약속받은 우크라이나가 이번에는 서방국으로부터 전투기 확보에 나섰다.
우크라이나가 원하는 기종에는 미국산 F-16 전투기가 포함됐으며 생산업체인 록히드는 수요에 맞출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25일(현지시간) 유로뉴스 등 외신은 유리 사크 우크라이나 국방장관 고문이 “F-16뿐만 아니라 다른 4세대 전투기를 보유한다면 전장에서의 우위가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전투기 확보에 걸림돌이 많은 것을 인정하면서도 서방국이 야포와 다연장로켓포(HIMARS), 전차 제공을 꺼렸다가 결국 제공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날 미국 정부는 M1A1 에이브럼스 전차 31대를, 독일 정부도 레오파드2 전차 14대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페트로 포로셴코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유로뉴스와 인터뷰에서 “전투기는 실질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즉시 조종사 훈련 프로그램을 시작할 준비가 돼있다고 했다.
일부 외신은 우크라이나 조종사들이 영어 교육을 받고 있다고 보도해 서방국의 지원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우크라이나의 기대에도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전투기 제공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독일 의회에서 전투기 제공을 위한 협상을 하지 않을 것이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지상군 파병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직접 개입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스(FT)는 F-16 전투기 생산업체인 미국 록히드마틴이 늘어날 수요에 대비하고 있다고 보도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국의 전차 지원에 이어 전투기도 검토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프랭크 세인트존 록히드마틴 최고운영책임자(COO)는 F-16 보유국들의 재수출 등 제3국을 통한 지원 문제가 논의된 사실을 시인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초기 폴란드는 옛 소련제 미그-29 전투기를 우크라이나에 보내고 대신 미국으로부터 F-16을 받는 것 방안을 검토했으나 미국 정부가 전쟁 확산이 우려된다고 반대해 무산됐다.
일부 유럽연합(EU) 국가들도 F-16 제공 문제를 검토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F-16가 재수출되기 위해서는 미국 정부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
세인트존 COO는 록히드는 직접 F-16 인도 협상에 참여하지는 않고 있으나 기존 보유국 중 우크라이나에 대한 재수출에 대비 미국 사우스케롤라이나주 그린빌의 공장에서 증산 준비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동맹과 우방국들이 우크라이나측과 필요한 군수 물자 지원 문제를 정기적으로 논의하고 있지만 “현재 F-16과 관련해 발표할 것은 없다”라고 말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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