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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띠 졸라매도 생활비 더 늘었어요"... 서민들 혹독한 겨울나기

공공요금·생필품 줄인상
생계 부담에 투잡 뛰기도

지난해 물가 급등에 이어 이른바 '난방비 폭탄'까지 이어지면서 올겨울 서민들이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문제는 올겨울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오는 4월 주세 인상으로 술값이 오르고 대중교통요금 인상이 기다리고 있는 등 다시 한번 공공발 요금 인상이 예고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주세·대중교통 요금 줄인상

2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개정세법 통과로 맥주와 탁주와 관련한 술 종량세율이 오는 4월부터 인상된다. 맥주에 붙는 세금의 경우 L당 기존 855.2원에서 30.5원 오른 885.7원으로 오르고, 막걸리와 같은 탁주는 L당 기존 42.9원에서 1.5원이 올라 44.4원으로 상승한다. 이는 지난 2020년 가격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는 종가세에서 양에 비례해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인 종량세로 전환한 이후, 최대 인상폭이다.

주세가 인상되면 맥주와 막걸리 등의 판매하는 주류 업체들도 추가적인 가격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서민 술로 불리는 맥주와 막걸리가 인상된다는 소식에 소비자들은 불만이 커지는 분위기다.

직장인 최모씨(33)는 "이미 물가가 많이 오른 이후 서로 부담이 돼서 저녁자리가 줄었다. 대신 집에서 혼술을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면서 "맥주 등 술값이 오르면 혼술하는 소소한 행복도 줄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오는 4월에는 대중교통 요금 인상까지 예상되고 있다.

서울시는 오는 4월부터 지하철·버스요금을 각각 300∼400원 인상하기 위해 내달 초 공청회를 개최한다. 택시 기본요금도 내달 1일부터 1000원 인상된다. 서울뿐 아니라 전국 17개 시도 대부분이 택시·지하철·버스 등 대중교통 요금 인상을 이미 결정했거나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대학교 3학년인 이모씨(25)는 "집에서 학교가 멀어(강동-흑석) 교통비가 많이 나온다"며 "교통비뿐만 아니라 다른 물가도 대폭 올라 용돈을 받기 죄스럽다"고 언급했다.

■가스비 또 오른다는데..

더구나 최근 '난방비 급등'으로 논란인 가스비 역시 오는 2·4분기 추가 인상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가스공사의 누적 손실이 약 9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만큼 정부가 가스요금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관련해 정부는 저소득층에 대한 에너지바우처 등을 예고했지만 이 또한 시민들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


서울 강서구에 거주하는 김모씨(65)는 "취약 계층에 대한 지원은 결과적으로 사정이 조금이라도 나은 사람에 대해 어떠한 지원도 안한다는 이야기와 같다"며 "가스비가 거의 2배 가까이 올라 가계 사정이 빠듯하다"고 토로했다.

결국 시민들은 '투잡' 등 먹고 살 고민에 낙담한 상황이다. 취업 준비생 이모씨(29)는 "평소보다 적어도 30만원 정도 월 생활비가 늘어난 것 같다"며 "현재 하는 카페 아르바이트 외에도 공간대여업 청소 등 다른 일자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박지연 김동규 노유정 주원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