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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방비 쇼크 왜?..우크라戰으로 원가 폭등했는데 2년간 미적대다 결국 '폭탄'

난방비 쇼크 왜?..우크라戰으로 원가 폭등했는데 2년간 미적대다 결국 '폭탄'
25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주택가에 가스계량기가 설치돼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최근 혹독한 추위 속에 난방비가 3배 가까이 늘어나면서 곳곳에서 비명이 터지고 있다. 이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국제 천연가스 가격의 상승과 이에 대한 전 정부의 부적절한 대응 등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최근 난방비가 폭등한 직접적 원인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불거진 글로벌 에너지 위기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가격이 2021년 이후 크게 올랐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서방국가의 경제제재와 그에 따른 대응으로 러시아산 LNG 공급이 끊긴 탓이다.

2021년 이후 국내 월별 LNG 도입 단가를 살펴보면 2021년 4원 톤(t)당 385.5달러를 찍고 지난해 9월 톤당 1470.4달러까지 상승했다. 저점 대비 281%, 전년 동기 대비 157.5% 상승한 금액이다. 여름철 난방수요가 줄어들면서 LNG 수입 단가가 톤당 700달러 전후로 내려왔지만 겨울철 난방수요가 돌아오면서 지난해 12월 기준 LNG 수입 단가는 톤당 1255달러로 집계됐다.

이러한 에너지 가격 급등이 뒤늦게 반영되며 쇼크를 일으키고 있다. 전 정부부터 적기에 요금을 올리지 못해 가스 요금이 워낙 낮은 상황에서 에너지 위기가 갑자기 닥치면서 난방비가 대폭 인상할 수밖에 없는 요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서울시 주택용 기준 가스 요금은 2021년부터 2022년 4월까지 MJ(메가줄)당 14.22원으로 유지됐다. 문재인 정부는 가스 요금 동결의 이유로 코로나19로 인한 서민 부담을 앞세웠지만 지난해 3월 대선을 비롯한 각종 정치 이벤트를 치르면서 성난 민심을 의식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이는 결국 한국가스공사 등 공기업 재정의 급격한 악화로 이어졌다. 2021년 가스공사의 미수금은 1조 8000억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말엔 9조원까지 커진 것으로 추정된다. 미수금은 가스 판매 가격을 낮게 책정한 데 따른 일종의 영업손실 개념이다.
정부는 가스공사 미수금을 완전히 해소하기 위해 2026년까지 도시가스 요금을 단계적으로 인상하기로 했다.

한편 정부는 취약계층에 대한 에너지바우처와 가스 요금 할인 등 지원을 2배로 늘리기로 했다. 우선 117만가구에 제공하는 에너지바우처는 현행 15만 2000원에서 30만 4000원으로 늘리고, 160만 가구에 적용되는 가스 요금 할인은 최대 7만 2000원까지 2배 확대할 방침이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