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군축회의서 북한 핵 개발 비판 이어져
일본, 북한 감시용 정찰 위성을 탑재한 H2A 로켓 발사
[파이낸셜뉴스]
24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2023 유엔 군축회의가 개막했다. 유엔 군축회의가 열리고 있는 스위스 제네바의 유엔본부. 사진=UN 홈페이지 캡처
스위스 제네바 유엔본부에서 26일 속개된 군축회의 본회의에서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대한 회원국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제네바 군축회의는 북한을 포함해 65개 회원국의 1979년 설립된 세계 유일의 다자 군축 협상 포럼으로 핵무기와 화학무기등 대량살상무기와 재래식무기 등의 군축과 국제안보, 신뢰구축 등의 문제를 논의하는 다자간 군축 협의체다.
유엔 군축회의에서 주요 회원국들이 북한의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을 비판하며 추가 도발을 삼갈 것을 촉구했지만 북한은 외부 세력의 적대 행위가 중단되지 않는 한 핵무력을 계속 강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본은 오가사와라 이치로 군축대사 발언을 통해 "최근 전례 없는 빈도와 기술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핵무기 사용에 관한 긴장을 고조시키는 언사 등 가속화되는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이 국제사회에 심각한 도전을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은 북한의 모든 대량살상무기(WMD)와 모든 사거리의 탄도미사일에 대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폐기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본은 북한이 유엔 안보리의 모든 관련 결의를 준수하고 조속히 핵확산금지조약(NPT)와 국제원자력기구(IAEA) 안전조치 협정 전면 준수에 복귀할 것을 촉구한다"고 일본은 강조했다.
△이탈리아도 "북한의 다수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한다"며 "북한의 추가 핵실험 가능성을 우려한다. 이는 역내 안정에 위협을 제기하고 다자적인 핵비확산 체제의 회복력에 대한 공개적인 도전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탈리아는 이어 "북한이 추가 도발을 삼가고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를 향한 구체적인 조치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네덜란드는 "대량살상무기 없는 번영하고 평화로우며 안전한 한반도를 확고히 지지한다"면서 “갈수록 정교해지는 북한의 핵무기와 탄도미사일에 대해 우려하며, 이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긴장과 위험을 완화하기 위한 역내 당사국 간의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언급했다.
△호주는 이번 군축회의가 "암울한 국제 안보환경"에서 진행된다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의 핵 위협, 이란의 비확산 의무 이행 거부, 인도·태평양 지역의 불투명한 핵무기 증강과 함께 북한 문제를 지적하고, 북한에 대해선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도발적으로 위반한다”고 비판했다.
△튀르키예 대표도 이날 이례적으로 북한 문제를 거론하면서 "튀르키예는 북한이 유엔 안보리 관련 결의를 위반하고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계속 진행하는 것을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발언했다.
하지만 북한은 이날 끝에서 3번째로 발언하면서 자신들에 대한 다른 회원국들의 비판에 대한 반박과 함께 미국과 한국, 일본을 싸잡아 비난했다.
한대성 제네바 주재 북한대표부 대사는 "근래 한반도를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보 환경이 외부의 군사적 위협과 역내 일부 세력의 위험한 무력 증강으로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면서 북한은 건국 이래 미국의 끊임없는 핵무기 위협을 받아왔으며 이것이 자신들을 세계에서 마지막 핵보유국이 되도록 했다"면서 "우리의 핵무기는 억제를 위한 수단"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에 대해선 각종 핵 타격 수단을 상시 배치 수준으로 전개하고 북한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극대화하며 한·미·일 군사협력을 전면적인 수준으로 추진하는 한편 '아시아판 나토'와 같은 새로운 군사 진영을 구축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에 대해선 자신들을 주적으로 지목하며 '전쟁 준비'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이른바 '위협'에 대처한다는 명분으로 위험한 무기 증강을 벌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일본을 향해선 반격 역량 보유와 국방비 증액을 명시한 새 국가안보전략을 거론하며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심각한 안보 위기를 조장하는 군사화 야망을 드러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 대사는 그러면서 "우리를 겨냥한 핵무기가 존재하고 미국과 추종 세력들이 '반북한 캠페인'을 멈추지 않는 한 우리의 핵 무력 건설의 여정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일본은 26일 북한 감시용 정찰 위성을 탑재한 H2A 로켓을 일본 남서부 가고시마현 다네가시마 우주 센터에서 발사했다.
미쓰비시 중공업은 일본 남서부의 다네가시마 우주 센터에서 'IGS-레이더 7' 정찰 위성을 탑재한 'H2A' 로켓을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밝혔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이날 성명에서 “일본의 국가 안보와 위기관리를 위해 IGS-레이더7과 기타 정찰 위성의 사용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정찰 위성은 북한 군사 기지 움직임을 감시할 예정이다. 정찰 위성은 악천후 속에서도 하루 24시간 이미지를 촬영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일본은 지난해 12월 북한의 위협에 대응해 반격 능력 보유 필요성을 명시한 새 국가안보전략을 채택한 바 있다.
26일 일본 남서부 가고시마현 다네가시마 우주 센터에서 정찰 위성을 탑재한 H2A 로켓이 발사됐다. 사진=VOA 홈페이지 캡처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