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펠트호번에 위치한 반도체 제조장비 업체 ASML의 본사 전경.뉴스1
[파이낸셜뉴스] 일본과 네덜란드가 중국에 대한 첨단 반도체 장비 수출을 통제하기로 한 미국에 동참하는데 합의했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은 미국과, 일본, 네덜란드의 고위급 국가 안보 관리들이 지난 27일 회동 후 수출 통제에 합의를 봤다며 중국의 무기 개발에 필요한 첨단 기술을 차단하기 위한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노력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FT는 미 백악관을 포함한 3개국이 합의된 내용이 민감한 것을 감안해 공식으로 발표하지 않기로 합의했으며 자국의 반도체 장비 업체들에게 어떤 식으로 통제를 할지는 불분명하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니시무라 야스토시 일본 경제산업상은 미국과 수출통제 문제를 추가로 논의 중이라며 구체적인 설명을 피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네덜란드는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이 중국에 일부 노광장비를 수출하지 못하게 된다. 또 일본 니콘도 비슷한 규제 조치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10월 미 첨단 반도체와 제조에 필요한 미국산 장비의 수출을 통제하는 광범위한 금지 조치를 내렸다.
이 조치에 따라 미국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첨단 무기 체계에 필요한 인공지능(AI)과 슈퍼컴퓨팅에 사용되는 특정 반도체를 수출하기 위해서는 상무부의 승인을 받도록 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달 일본과 네덜란드의 정상들을 잇따라 만나 중국의 군사력 증가에 대처하기 위한 안보 협력과 함께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 문제를 논의했다.
저널은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ASML과 니콘, 도쿄일렉트론 같은 관련 주요 기업을 거느리고 있는 일본과 네덜란드 정부의 지지가 필수라고 보도했다.
일본과 네덜란드는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통제에 동참하면서 예상되는 중국의 보복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 유럽연합(EU)이 중국의 기술개발을 견제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으면서도 반도체 업계의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이 커 미국의 요구대로 수출통제를 따르는데 신중해야 하는 입장이다.
티에리 브르통 EU 시장 담당 집행위원은 27일 워싱턴DC에서 가진 연설에서 미국을 향해 ”공통된기술 안보를 지키기 위해 유럽은 항상 여러분 곁에 있을 것”이라면서도 “어디까지나 안보에 필요한 것으로만 조치가 제한돼야 하며 완전하고 투명성이 있으며 공개적으로 유럽과의 제휴로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ASML 관계자는 대중국 수출 통제가 발효되기 위해서는 "세부사항 뿐만 아니라 각국에서 이행법안이 마련돼야 하며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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