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주자, 나경원 전 원내대표에게 러브콜
金 "영원한 우리 당원" 安 "다시 연락할 예정"
羅 "이번 전대에선 역할 없다" 선긋기
국민의힘 당권주자. 왼쪽부터 김기현 의원, 나경원 전 의원, 안철수 의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오는 3월 8일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하는 국민의힘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주자들이 연일 '나심(나경원 전 원내대표의 지지세)' 사로잡기에 나섰다. 당 대표 선거가 사실상 김기현·안철수 2파전 양상으로 결정되면서 김 의원과 안 의원의 지지율이 접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나 전 대표가 기자들과 오찬을 갖고 공개행보를 시작하면서, 나 전 대표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9일 여권에 따르면 당권주자들은 연일 나심을 잡기 위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나 전 대표의 불출마 직전 진행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나 전 대표의 지지율이 25.3%를 기록한 만큼, 김 의원은 나 전 대표의 지지율을 흡수하면서 '1위 굳히기'를, 안 의원은 '역전극'을 각각 노리고 있다.
친윤석열계의 지원사격을 받고 있는 김 의원은 "나 전 대표는 영원한 우리 당원이며, 시류에 따라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 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나 전 대표를 감쌌다. 그러면서 "저는 나 전 대표의 불출마를 한번도 압박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나 전 대표의 불출마 과정에서 나 전 대표와 친윤계가 극심한 갈등을 겪었기 때문에 김 의원이 득표율 과반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친윤계와도 일정한 거리를 두는 것으로 정치권에서는 해석했다.
안 의원도 나 전 대표에게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안 의원은 "(나 전 대표에게) 위로의 문자를 드리고 조금 시간을 달라는 답을 받았다"며 다시 연락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서 안 의원은 나 전 의원에 대한 친윤계의 불출마 압박을 "바람직하지 않다"며 비호했고 최근 여론조사에서 나 전 대표를 지지하던 표심이 안 의원으로 이동하는 것을 확인한 만큼 나 전 대표를 끌어안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나 전 대표는 "앞으로 전당대회에서 제가 어떤 역할을 할 공간은 없다"며 특정 후보와의 연대는 없다고 단언했다. 나 전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오찬에서도 전당대회 역할론에 대해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나 전 대표에게 불출마를 강하게 압박한 친윤계와 쌓인 앙금을 아직 풀기에는 이르지만, 자칫 안 의원과 연대로 비칠 경우 당내 주류와 등지면서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한 자신의 불출마 취지가 퇴색될 수 있다는 우려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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