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실업급여(구직급여) 수급자의 도덕적 해이를 근절하기 위해 칼을 빼든다. 취업보다 실업급여로 만족하는 수급자의 재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이들이 더 적극적으로 구직 활동을 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3년 안에 실업급여 수급자의 수급 중 재취업률을 26.9%에서 30%로, 국민취업지원제도 참여자의 취업률의 경우 55.6%에서 60%로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29일 고용노동부는 지난 27일 서울로얄호텔에서 올해 첫 고용정책심의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고용서비스 고도화 방안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고용서비스는 구직자에게 일자리를 찾아주고 기업에 인재를 연결해주는 정책이다. 정부는 전국 132개 고용센터(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통해 고용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고용센터 본연의 기능인 취업·채용 지원 서비스 기능을 회복하는 것이 미래 세대에도 지속 가능한 노동시장을 뒷받침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번 고용서비스 고도화 방안의 핵심은 실업급여 수급자에 대한 구직 활동 촉진 강화다. 실업급여는 해고당한 근로자를 돕는 제도이다. 하지만 일하지 않아도 돈이 나오기 때문에 근로 의욕을 떨어뜨린다는 문제 제기가 끊이지 않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우리나라 실업급여의 경우 상대적으로 짧은 고용보험 가입 기간과 높은 실업급여 하한액이 근로 의욕과 재취업 유인을 낮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실업급여 수급자는 2017년 120만명에서 2021년 178만명으로 급증했다. 지난해는 163만명을 기록했다. 올해 실업급여 하한액은 월 기준으로 184만7040원에 달한다. 이 같은 실업급여에 의존해 살아가면서 형식적 구직 활동을 하거나 장기간에 걸쳐 실업급여를 받는 수급자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는 실업급여 수급자에게 구직 의무를 부여하고 상담사 개입을 강화한다. 먼저 반복 수급자의 실업급여 감액, 대기 기간 연장을 골자로 하는 고용보험법과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논의를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지난해 7월 마련한 대책에 따라 오는 5월부터는 이력서 반복 제출과 같은 형식적 구직 활동과 면접 불참, 취업 거부 시에는 실업급여를 지급하지 않는다. 고용부는 추가적인 실업급여 제도 개선안을 상반기 중 마련한다. 실태 조사 후 노사, 전문가와 논의를 거쳐 지급 수준·기간·방법 등을 개선할 계획이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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