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국문출판사가 운영하는 '조선의 출판물' 홈페이지는 30일 화첩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께 드린 선물'을 발간했다. 사진은 김정일 위원장이 2000년 5월 중국을 찾아 장쩌민(江澤民) 전 중국 국가주석으로부터 수예 작품 '보춘도'를 선물 받는 모습. 사진=연합뉴스(북한 선전매체 '조선의 출판물' 캡처)
[파이낸셜뉴스] 북한이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국제사회에서 받은 선물을 소개한 화보를 발간했다. 화보 안에는 적국인 미국의 마이클 조던이 사인한 농구공도 포함돼 있었지만 남측에서 받은 선물은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북한 외국문출판사가 운영하는 '조선의 출판물' 홈페이지에는 지난해 12월 북한 국제친선전람관이 발간한 화첩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께 드린 선물'이라는 제목으로 관련 사진이 게시됐다.
국제친선전람관은 1978년 8월 평안북도 항산군 묘향산에 6층 규모의 건물로 김일성·김정일·김정은에게 전달된 선물을 보관·전시하고 있는 곳이다. 평양에서 차량으로 약 2시간 거리이며 북한을 찾는 외국 손님들의 필수 관광 코스다.
해당 화보 서문에는 "김정일 동지께 170개 나라 각 계층 인사들과 국제기구들에서 드린 4만여점의 선물들 가운데 일부를 편집했다"라는 소개 글이 담겼다. 210여쪽 분량의 화보로 2000년 5월 중국을 찾아 장쩌민(江澤民) 전 중국 국가주석으로부터 수예작품 '보춘도'를 선물 받는 모습, 2011년 7월 김정일과 앳된 얼굴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장더장(張德江) 중국 부총리를 단장으로 하는 중국 친선대표단이 준 선물을 바라보는 모습 등이 실렸다.
또 2001년 8월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부터 은으로 된 다기(茶器)를 선물 받은 내용도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선물에는 로조(북러) 친선관계를 더욱 공고 발전시켜 나가려는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인민의 뜨거운 마음이 담겼다"라는 설명이 담겼다.
미국 장관으로는 처음으로 평양을 방문한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 국무부 장관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선물한 미국 프로농구(NBA) 슈퍼스타 마이클 조던의 사인 농구공. 사진=연합뉴스(북한 선전매체 '조선의 출판물' 캡처)
매체는 특히 중국이나 러시아처럼 우방국이 아닌 적국으로 치부되는 미국의 선물도 선전했다. 이중 하나는 2000년 10월 미국 장관급 인사로 처음 평양을 방문한 고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 국무장관이 선물한 농구공으로 미국 프로농구(NBA) 슈퍼스타였던 마이클 조던의 사인이 담겼다.
북한은 2021년 9월에 발간한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께 드린 선물' 화보에서 1994년 6월 방북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부부한테서 받은 동작식 접시를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남측에서 받은 선물 내용은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
한국은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김정일 위원장과 남북정상회담을 나눌 당시 청와대에서 준비한 진돗개 2마리와 60인치 컬러TV 1대, VTR 3세트, 전자오르간 등을 전달한 바 있다.
2007년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의 정상회담에서 경남 통영의 나전칠기로 만든 12장생도 8폭 병풍, 다기와 명품차, DVD 세트, 드라마·다큐멘터리·영화 CD 등을 선물하기도 했다.
비교적 최근인 2018년 문재인 정부의 정상회담 때도 남북은 선물을 주고받았지만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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