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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첫날, 아직 벗지 않는 시민들

[르포]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첫날, 아직 벗지 않는 시민들
30일 오전 서울 지하철 5·9호선 여의도역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이동하고 있다./ 사진= 주원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2년 3개월여 만에 해제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에 대해 시민들의 반응은 '기대반 우려반'이다. 30일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이 권고로 변경되면서 실외는 물론이고 실내까지 '마스크 착용' 의무는 끝이 났다. 이제 시민들은 건물을 드나들거나 업무를 보면서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이날 시민들의 생활 속 마스크 착용 의무는 여전했다. 대부분 시민들은 "마스크 착용에 익숙해졌다"며 이전과 똑같이 마스크를 쓰고 생활했다. 특히 직접 사람을 응대해야 하는 편의점·카페 근무자들의 경우 실내 마스크 해제가 코로나19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불안해했다.

[르포]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첫날, 아직 벗지 않는 시민들
30일 오전 서울 지하철 5·9호선 여의도역 5번출구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나오고 있다. /사진= 주원규 기자
■"남들이 다 벗어야 벗는다"
이날 기자가 오전 8시부터 9시까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역을 이용해 출근하는 시민들을 지켜본 결과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했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시민들은 약 50명에 1명꼴에 그쳤다.

대부분 시민들은 마스크 착용의 완전한 해제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마스크를 착용하겠다는 입장이었다. 마스크를 썼다가 벗기를 반복하기 불편해서다. 이날부터 실내 마스크는 해제됐지만 △버스나 지하철 내부 △병원 △약국 등 특정 장소에서는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한다.

여의도역 5번출구에서 만난 직장인 김모씨(29)는 "해제가 된 것을 알고 있었으나 대중교통에서는 써야 한다고 해서 지하철역 안에서도 쓰고 있어야 되는 줄 알았다"며 "쓰고 벗고 귀찮으니 당분간 출퇴근 길에서는 계속 쓰려고 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모씨(31)의 경우 여성 입장에서 대중교통 탑승에 의무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김씨는 "마스크를 벗었다 썼다 하면 화장이 지워지기도 하고 오히려 더 불편하다"며 "버스나 지하철에서도 자율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면 좋겠다. 이미 (마스크 쓰는 것에) 익숙해져서 계속 쓰고 다닐 것 같다"고 강조했다.

완전히 실내 마스크가 해제된 쇼핑몰과 백화점, 식당가, 영화관 등의 경우에도 분위기는 마찬가지였다. 실내 마스크 착용 안내 문구는 모두 사라졌지만 식당과 카페에 들어설 때 마스크를 착용했다가 음식이 나온 후에야 마스크를 벗는 시민들이 많았다.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서울' 지하 1층 '슬램덩크 팝업스토어'를 보기 위해 줄을 선 대학생 정모씨(22)는 "남들이 다 마스크를 벗어야 마스크를 벗지 않을까 싶다"며 "지난 2년 동안 너무 익숙해져서 마스크를 안 쓰고 다니면 괜히 눈치가 보일 것 같다"고 언급했다.

문화체육관광부도 일상에서의 자발적인 마스크 착용은 여전히 중요함을 강조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공연장, 영화관, 실내체육시설이 방역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준 것에 감사를 표한다"며 "그동안의 노력이 퇴색되지 않도록 당분간 관람객들의 자발적 마스크 착용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르포]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첫날, 아직 벗지 않는 시민들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30일 서울의 한 대형 서점에서 직원이 마스크 착용 안내문을 떼고 있다. 이날 0시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완화됨에 따라 감염취약시설과 병원·약국, 대중교통 등 일부 시설을 제외하면 개인 판단에 따라 마스크를 쓰거나 벗을 수 있다. 2023.1.30/뉴스1 /사진=뉴스1화상
■여전히 남은 '불안감'
편의점, 카페, 은행 등과 같이 대면 업무가 많은 사람들은 실내 마스크 해제에 대해 '시기상조'라는 분위기였다.

여의도역 인근 편의점 근무자 이모씨(30)는 "아직 코로나19가 불안하기 때문에 꼭 착용하고 근무할 생각"이라며 "꼭 코로나19 때문만 아니더라도 지난 2년간 마스크를 쓰면서 잔감기도 없어졌다"고 말했다.

확진 이력이 없는 비확진자들 사이에서도 이런 분위기는 비슷했다. 신규 확진자도 꾸준히 나오는 상황에서 항체가 없는 시민들이 더 위험하다는 이유에서다. 국민 5명 중 2명은 아직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았다.

서울 서초구에 거주하는 강모씨(60·여)는 "60세 이상 고위험군은 코로나19에 걸리면 중증으로 번질 확률이 높다"며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나에게 마스크는 '생명의 끈'과 같다"고 말했다.

위생상 이유에서 마스크를 계속 착용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서울 동작구에 거주하는 김모씨(30·남)은 "마스크를 쓰고 다니면 타인에게 타액을 튀기는 등 조심해야 할 불편함이 사라진다"며 말했다.

한편 정부와 방역당국은 오는 5월께 일부 시설에 남아 있는 마스크 착용 의무도 추가로 풀 것으로 보인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김동규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