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지난해 몸값을 요구하는 해적의 선원납치 피해가 96%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전 세계에서 해적 피해는 줄었지만 유독 아시아에서만 증가했다.
30일 해양수산부가 발표한 '2022년 전 세계 해적 사건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전 세계 해적 사건은 115건으로 전년(132건)보다 약 13% 줄었다.
몸값을 요구하는 선원납치 피해는 2명으로 전년(57명)보다 96% 감소했다. 이는 악명이 높았던 기니만 서아프리카 해역에서 선원납치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대신 화물을 탈취하는 사고가 반복해서 발생해 주의가 요구된다. 육지로부터 약 200해리(약 370㎞) 이상 떨어진 선박에 승선해 총기로 선원을 위협하고 준비된 배로 유류를 탈취하는 등 수법도 점차 전문화·고도화되고 있다.
다만 아시아 지역은 유일하게 해적피해가 늘었다. 지난해 아시아 지역에서 발생한 해적피해는 70건으로 전년 대비 약 19% 증가했다. 2020년부터 급증한 싱가포르 해협 부근에서의 해상강도 사건이 지난해에도 계속 발생했기 때문이다.
중남미에서는 해적 사건이 24건 발생해 약 33% 감소했다. 하지만 아직도 보안이 취약한 항만에서는 정박 중인 선박을 대상으로 한 강도 사건이 일어나고 있다.
청해부대가 선박 호송 작전을 수행하고 있는 소말리아·아덴만 해역에서는 지난해 해적 사건이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연합해군의 현지 활동이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소말리아 내부상황이 불안정한 만큼 언제든 해적 활동이 재개될 수 있다.
이민중 해수부 해사안전관리과장은 "해적 사건이 전반적인 감소 추세에 있지만 서아프리카·싱가포르 해협 등에서 위협은 여전하다"며 "위험해역에서는 해역별 해적 특성에 유의해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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