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은 공공재 측면 있어, 정부 관심 관치 아냐"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 가속화 되나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월 30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년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금융당국 수장에 이어 윤석열 대통령까지 주인없는 기업의 지배구조 선진화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당장 금융당국은 올 1·4분기 내에 업계 의견수렴 및 조문작업을 거쳐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을 마련, 입법 예고키로 했다. 개정안에는 경영에 대한 임원 책임을 명확히 하는 등 내부통제 제도를 개선하고, 임원선임 절차의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내용이 핵심적으로 담길 전망이다.
1월 3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 금융위 업무보고 및 토론회에서 "은행이 공공재 측면이 있기 때문에 공정하고 투명하게 거버넌스를 구성하는 데, 정부가 관심을 보이는 것은 관치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영화된 공기업이나 주요 금융지주 등 '주인 없는 회사'들의 지배구조 선진화 필요성을 윤 대통령이 직접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 역시 지난 1월 27일 업무계획 사전 브리핑에서 "주인 없는 조직에서 CEO를 어떻게 선임하는 게 맞는 건지, 지금의 인사시스템이 누구나 납득하고 합리적인 절차를 가진 건지 따져봐야 한다"며 "내부통제 사고와 관련해 임원 선임 절차를 개선할 여지가 있는지도 충분한 논의를 거쳐 제도개선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전날 공개된 '2023년 금융위 주요업무 추진계획'에는 금융사 책임경영 강화 및 경영 투명성을 제고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를 위해 금융위는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을 마련 중인데 윤 대통령이 직접 챙기는 이슈가 된 만큼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에는 임원 자격요건으로 '지식과 업무경험·공정성·도덕성·신뢰성을 바탕으로 직무에 전념할 수 있는 자'라는 조항이 신설된다.
임원의 결격사유는 '금고 이상 형의 집행유예 기간 중에 있는 자'에서 '집행유예 기간이 끝난 날로부터 3년이 지나지 않은 자'로 더 엄격해진다.
금융사 대표의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 대한 영향력을 제한하는 내용도 담긴다. 임추위 위원의 3분의2 이상을 사외이사로 구성하도록 하고, 위원 본인을 임원 후보로 추천하는 결의에는 위원 본인의 참석과 의결권 행사를 금지한다. 감사위원 및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는 임추회 결의에는 CEO의 참석과 의결권 행사도 금지한다.
금융위는 금융사 임직원의 보수 투명성도 강화할 방침이다.
실제 개정안에 따르면, 임원은 보수와 성과급의 총액, 그리고 그에 대한 산정기준을 연차 보고서에 공시해야 한다. 자산총액이 일정 규모 이상인 상장 금융사의 경우 개별 임원에 대한 보수지급계획을 주주총회에 설명해야 한다.
또 CEO가 내부통제기준, 위험관리기준 준수 여부를 점검하도록 의무화하고, 만약 관리의무를 소홀히 해 다수의 금융소비자 피해를 유발할 경우 금융위가 해당 임원들을 직접 제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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