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주요 취업포털 모집·채용 성차별 모니터링 결과
[파이낸셜뉴스] 훈남, 주방 이모 등 근로자 채용시 특정 성(性)을 우대하거나 신체적 조건을 요구하는 '성차별적' 구인 광고 800여건이 적발됐다.
1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한 달간 주요 취업 포털에 올라온 1만4000건의 구인 광고를 모니터링한 결과 성차별적 모집·채용이 의심되는 광고는 924건으로 조사됐다.
고용부는 이들 업체를 대상으로 실태를 파악하고 이 중 811건에서 법 위반 사실을 적발했다. 남녀고용평등법은 사업주가 근로자를 모집·채용할 때 남녀를 차별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직무 수행에 필요하지 않은 용모, 키, 체중 등 신체적 조건, 미혼 조건 등을 제시·요구해서도 안된다. 위반시 5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주요 위반 사례를 보면 '남자 사원 모집', '여자 모집' 등과 같이 특정 성에만 모집·채용 기회를 주거나 '여성 우대', '남성 우대' 등 합리적인 이유 없이 특정 성을 우대한다는 표현을 사용한 경우가 많았다.
또 '키 172㎝ 이상 훈훈한 외모의 남성', '주방 이모'라는 표현을 쓰면서 직무 수행에 필요하지 않은 키나 용모 등 신체적 조건을 요구하거나 직종의 명칭에 특정 성만을 지목하기도 했다.
'주방(남), 홀(여)'처럼 직종·직무별로 남녀를 분리해 모집하거나 '라벨 부착 및 포장 업무(남 11만원, 여 9만7000원)'처럼 성별에 따라 임금을 달리 제시하는 경우도 있었다.
성차별적 광고는 주로 아르바이트나 단시간 근로자를 모집하는 업체(78.4%)가 가장 많았다. 2020년 서면 경고를 받았음에도 또 성차별적 구인 광고를 한 업체도 있었다. 고용부는 해당 업체를 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수사 결과에 따라 사법 조치할 예정이다.
구인 광고상 모집 기간이 이미 지난 577개소는 추후 유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서면경고 조치했다. 모집 기간이 지나지 않은 233개소는 법 위반 사항을 정정하도록 시정 조치했다.
서면 경고 또는 시정 조치를 받은 사업주가 재차 적발되는 경우에는 사법처리 대상이 될 수 있다. 고용부는 성차별적 모집·채용 문제 해결을 위해 1년에 1회 실시해온 모니터링을 올해부터 2회로 늘린다.
또 광고 모니터링 대상도 1만4000개에서 2만개로 확대한다.
한편 구직자가 성차별적 모집·채용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경우에는 고용부 '고용상 성차별 익명신고센터로 신고할 수 있다. 노동위원회에 시정을 신청해 구제를 받을 수도 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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