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경기동향 풍향계'로 부르는 미국 물류업체 페덱스가 1일(현지시간) 직원 10% 감원 계획을 발표했다. 2010년 3월 18일 뉴욕에서 페덱스 직원들이 택배 물품들을 옮기고 있다. 로이터연합
미국 물류업체 페덱스가 1일(이하 현지시간) 10% 감원을 발표했다. 주로 사무직과 관리직 위주로 감원에 나서기로 했다.
페덱스는 물류 특성상 경기동향을 가장 먼저 체감하기 때문에 '경기동향 풍향계'라고 부른다.
지난해 소셜미디어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플랫폼스의 감원을 시작으로 아마존, 알파벳 등 이른바 빅테크를 휘몰아치고 있는 감원 칼바람이 다우, 3M 등 전통적인 산업 기업으로 확산하고 있다.
3M은 지난달 24일 2500명 감원을 발표했고, 화학업체 다우도 26일 약 2000명 감원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이번엔 페덱스가 감원 대열에 동참했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페덱스 최고경영자(CEO) 라지 수브라마니안은 이날 수요 둔화에 따른 비용절감을 위해 인력의 10% 이상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수브라미니안 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불행하지만 필요한 행동을 취할 수밖에 없다면서 수요가 줄고 있어 감원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틀 전인 1월 30일 페덱스 경쟁사인 UPS는 기대 이하 실적을 공개해 물류산업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UPS는 실적 발표에서 수 년 만에 처음으로 전세계 물류 둔화에 대비하고 있다면서 올해 매출이 970억~994억달러에 그쳐 지난해 매출 1003억달러를 밑돌 것이라고 비관했다.
UPS 최고재무책임자(CFO) 브라이언 뉴먼은 당시 실적 발표 자리에서 금리상승, 높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미 노동수급 등 여러 변수들로 인해 올해 굴곡이 심한 경영환경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한 바 있다.
물류 산업은 팬데믹 기간 온라인 쇼핑이 폭증하면서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속에 소비자들의 씀씀이가 줄어들자 실적이 둔화되기 시작했다.
페덱스도 실적이 악화하면서 지난해 주가가 약 20% 하락했다.
페덱스는 지난해 12월 20일 2·4회계분기 실적 발표에서 수요 둔화에 따른 10억달러 비용절감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따라 일부 사무소가 폐쇄됐다.
지난해 페덱스는 미국과 전세계 화물기 운항을 13% 감축했다.
한편 감원은 주식시장 상승 전환 조짐을 의미한다는 분석도 있다.
RBC 주식리서치 책임자 로리 칼바시나는 지난달 분석노트에서 빅테크에서 시작된 감원 칼바람이 다우를 비롯한 전통적인 산업 그룹으로 확산하고 있는 것은 실물경제가 침체에 빠져들고 있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주식시장이 경기침체를 거쳐야 바닥을 찍고 상승전환에 성공한다는 의미에서 감원 확산은 당장은 고통스럽지만 실물경제 선행지표인 주식시장 상승 발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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