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

[자생력에 답이 있다]방학에 올빼미족 된 학생들, ‘만성피로증후군’ 주의

'올빼미' 젊은층 최근 수면장애 환자 급증하고 있어
6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피로증후군, 원인도 불명
한의학에서는 '허로' 기력보충 한약 도움될 수 있어

[파이낸셜뉴스] # 최근 유행하는 드라마들을 정주행 하느라 밤낮이 바뀌어버린 대학생 A(21)씨. 요즘 들어 잠을 자도 하루 종일 피곤해 일상이 엉망이다. 매일 어머니의 잔소리가 이어지지만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기 일쑤다. 들쭉날쭉한 수면시간 때문인지 항상 무기력하고 의욕이 없어진 A씨. 개강이 벌써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생각하니 왠지 모를 우울감과 불안감 마저 느껴진다. 결국 일상 복귀를 위한 특단의 조치에 나선 A씨는 스스로 현재 상태를 고칠 수 없다고 판단해 의료적인 도움을 받기로 결심한다.
[자생력에 답이 있다]방학에 올빼미족 된 학생들, ‘만성피로증후군’ 주의

이번 주 전국 초·중·고교의 20%에 이르는 1700여곳이 겨울방학을 마쳐 학생들이 오랜만에 등굣길에 올랐다. 대학교 개강 역시 한 달도 남지 않았다. 새 학기 준비에 모두 몸과 마음이 바쁜 시기다.

문제는 방학기간 동안 적지 않은 학생들이 밤에 활동하는 이른바 올빼미족으로 변했다는 점이다. 학기 중에 못했던 드라마 및 영화 시청, 게임 등을 몰아서 하다 보니 밤낮이 바뀐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호모 나이트쿠스(Homo Nightcus)’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낼 정도로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했다. 호모 나이트쿠스란 밤을 뜻하는 나이트(night)와 인간을 뜻하는 쿠스(cus)의 합성어로 심야형·밤샘형 인간을 뜻한다.

생활에 밤낮이 바뀔 경우 자연스럽게 수면패턴이 불안정해진다. 수면은 피로 회복과 스트레스 해소, 면역기능 강화 등 건강 관리의 기본이 된다. A씨의 사례처럼 취침시간이 일정하지 않으면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피로가 쌓여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게 된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수면장애로 병원을 찾은 10·20대 환자는 2017년 3만4848명에서 2021년 4만6950명으로 약 34%나 증가했다. 그만큼 학생들이 자신의 생활습관과 피로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반증이다.

또한 새 학기를 앞두고 우울감 및 불안감, 스트레스도 커져 활동에 흥미를 잃고 더욱 무기력해지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증상을 방치한다면 만성피로증후군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만성피로증후군은 피로감이 6개월 이상 만성적으로 지속되는 경우를 말한다.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과로, 스트레스, 우울 및 불안, 수면장애 등이 꼽힌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피로, 근육통, 집중력·기억력 저하 등이 있는데 이는 매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컨디션 난조로 이어진다. 따라서 증상이 일시적이지 않다고 판단된다면 치료를 통한 피로해소에 나서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만성피로증후군을 허하고 피로한 증상인 ‘허로(虛勞)’에 속한다고 보고 몸의 기력을 보충해주는 한약을 처방한다. 대표적인 처방으로 공진단이 있다. 황제의 보약이라고도 불리는 공진단은 사향과 녹용, 당귀 등 한약재를 환 형태로 빚은 약으로 허약 체질을 보강하고 기혈 흐름을 원활하게 한다. 또한 뇌세포를 재생시켜 정신적인 피로 회복과 집중력 상승을 도와 학생들에게 효과적이다.

공진단의 효과는 과학적인 연구를 통해서 입증되고 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영양소(Nutrients)’에 게재한 연구에 따르면 공진단이 뇌신경 재생 관여 물질인 ‘시르투인1(Sirtuin1)’ 유전자를 활성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르투인1의 활성화로 신경성장인자(NGF)와 뇌유래 신경영양인자(BDNF)의 발현이 증가하는 등 신경세포의 성장이 촉진됐다.

지속되는 피로감을 방학 동안 게을러졌기 때문에 생긴 것이라 오해하고 가볍게 넘긴다면 증상이 악화돼 치료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 따라서 평소 생활습관을 바로잡아 피로가 빠르게 해소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현명하다.
매일 같은 시간대에 잠자리에 들기, IT기기 사용 줄이기, 삼시세끼 챙겨 먹기, 꾸준히 운동하기 등의 습관은 피로감을 타파하는데 가장 근본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새로운 자극에 적응하고 익숙한 것으로 만드는 데 최소한 21일이 소요된다는 ‘21일의 법칙’이 있다. 그만큼 습관을 만드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의미다. 이미 몸에 밴 습관은 쉽게 고칠 수 없다지만 앞으로 건강한 삶을 위해 간단한 것부터 차근차근 바꿔나가 활기찬 학교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하자.

/울산자생한방병원 김동우 병원장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