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야디 공장이 자리 잡은 산시성 시안과 테슬라가 둥지를 튼 상하이
비야디 시안 공장.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자동차 산업이 연료차에서 전기차로 점차 변화하면서 산업 배치와 지역 경제 구도도 바뀌고 있다. 중국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 비야디(BYD)와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 공장이 있는 도시는 부상하고 전통적 자동차 도시는 영향력이 줄어드는 형국이다.
2일 제일재경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시안은 지난한 해 동안 133만8000대의 자동차를 생산했다. 전년대비 67% 늘어난 수준이다. 전국 생산량 순위도 중국 31개 성·시 중 2021년 13위에서 8위로 뛰어올랐다.
이 가운데 전기차를 포함한 신에너지차 생산량은 102만대로 1년 전에 견줘 272% 폭증했다. 전국 증가율 175%를 웃돈다. 누적 신에너지차 생산량 증가율은 전국 1위, 생산량은 전국 2위로 기록됐다.
시안이 신에너지차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은 비야디 덕분이다. 비야디는 시안 공장에서 작년 연간 100만8000대를 만들어 냈고 이 중 99만5000대가 신에너지차였다.
훠스창조산업연구원 펑레이 연구총감독은 “100만대급 생산으로 시안은 새로운 자동차 도시로 자리매김했고 그 영향도 신에너지차 분야에서 선도적 위치를 차지했다”고 평가했다.
비야디 시안 공장은 비야디가 2003년 시안친촨자동차를 인수해 만들었다. 비야디는 이후 승용차 면허를 취득해 자동차 제조를 시작했다. 지난해 9월 시안 3단계 공장이 가동되면서 연간 100만대 목표를 달성했다.
비야디 시안 공장은 올해 6월 4단계 확장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생산능력은 140만대를 넘어서게 된다. 시안 공장이 5단계 공장 건설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도 들린다.
반면 테슬라는 첫 해외 공장을 둔 상하이에서 지난해 71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했으며 여기서 27만대를 수출했다. 중국 전체 신에너지차 수출량의 42%를 테슬라가 담당한다.
제일재경은 “비야디와 테슬라라는 세계 양대 신에너지차 브랜드 대결로 중국 신에너지차 산업을 동(상하이)·서(시안) 두 지역이 이끄는 구도가 형성됐다”고 주장했다.
두 지역의 성공 스토리는 다른 곳으로 전파되고 있다. 충칭, 우한, 광저우, 허페이, 창저우, 선전 등도 ‘신에너지차 수도’를 목표로 삼고 있다고 펑레이 총감독은 제일재경에 주장했다.
다만 아직 생산량에서 시안과 상하이를 넘어서기엔 역부족이다. 2022년 기준 신에너지차 생산량은 선전 55만대, 충칭 26만9000대, 창저우 34만대, 광저우 31만3000대, 허페이·창샤·우한 등은 각 10만여대 수준이다.
전통적 연료차 생산 주요 도시의 영향력도 줄고 있다. 충칭은 2016년 316만대로 전국 1위를 차지했으나 2021년 200만대 미만에 그쳤다.
지린자동차의 연간 생산량은 2019년 288만900대에서 2021년 242만대로 떨어졌다. 베이징의 2021년 실적은 135만대에 불과하다.
중국지역경제학회 천야오샹 부회장은 “신에너지차 산업은 아직 변혁기에 있고 시장 경쟁이 치열하며 산업 발전은 도태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라며 “국고보조금이 없어진 뒤 산업 구도가 어떻게 형성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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