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다음 소희'에서 콜센터 실습생의 죽음을 수사하는 형사 역을 맡은 배우 배두나.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모델로 데뷔했던 배우 배두나가 자신 역시 사회 초년병 시절 일하고도 돈을 받지 못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오는 8일 영화 ‘다음 소희’ 개봉을 앞두고 만난 배두나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과 배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분명하고 쉽게 타협하지 않는 정주리 감독에 대한 존경 그리고 여전히 연기를 사랑하는 순수한 열정으로 눈길을 끌었다.
특성화고 현장실습생 실화 다룬 영화
‘다음 소희’는 데뷔작 ‘도희야’로 제67회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된 정주리 감독의 신작이다. 배두나와 정 감독이 협업한 두 번째 영화이자 신인 김시은의 데뷔작이다. 배두나는 출연 분량이 많지 않지만, 영화의 주제를 드러내는 주요 인물로 영화의 완성도에 기여한다.
‘다음 소희’는 2017년 1월 통신회사의 하청업체인 콜센터로 현장실습을 나갔다가 3개월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3학년 여고생의 사건을 영화화했다.
당찬 열여덟 여고생 ‘소희’(김시은 분)가 현장실습에 나가면서 겪게 되는 사건과 이를 조사하던 형사 ‘유진’(배두나 분)의 이야기를 그린다.
특성화고에 다니는 소희는 콜센터 직원으로 취직해 고객의 폭언을 듣고 ‘가입 탈퇴 방어 업무’를 수행하며 늘 야근에 시달린다. 실적 압박을 받던 팀장이 업무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숨을 거둔 뒤 소희는 미친 듯이 실적에 매달리나 실습생이라는 이유로 인센티브 지급을 미루는 회사에 분노한다. 학교는 취업률 운운하며 그저 참기만을 바란다.
"나 역시 스무살에 사회생활 시작.. 비슷한 경험"
이 영화는 데뷔작 ‘도희야’로 제67회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된 정 감독의 두번째 장편 영화로 지난해 한국 영화 최초로 제75회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폐막작에 초청됐다.
배두나는 “어린이나 청소년 등 미성년자들의 사건 사고에 관심이 많이 가고, 또 분노도 많이 하는 편”이라며 “나 역시 20살부터 사회 생활을 해서 더 관심이 간다”고 말했다.
“촬영 현장에서는 신인들이나 조단역 배우들을 먼저 챙기려고 한다. 나 역시 신인 시절에 극중 도희가 인센티브를 받지 못한 것처럼 유사한 경험을 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잡지 모델을 할 때다. 당시 중철로 된 패션 잡지가 인기였는데, 여러 잡지에서 모델로 일했다. 그런데 페이를 잡지사가 안주고 해당 의류 브랜드에서 줬다. 촬영이 끝나면 모델들이 직접 의류 회사로 가서 돈을 받아야 했다. 그런데 막상 가면 그 돈을 안줬다. 악착같이 받는 사람도 있었는데, 나는 주면 받았다. 못 받은 기억이 많다.”
지난해 '도희야', '브로커' 2개 작품으로 칸에 진출
배두나는 데뷔 초기 개성적인 얼굴로 주목 받았다. 하지만 출연작 모두가 흥행한 것은 아니었다. 박찬욱 감독의 '복수는 나의 것'과 봉준호 감독의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와 '괴물' 등에 출연하며 입지를 다졌다. 결과적으로 국내외를 오가는 한국의 대표적인 월드스타로 성장했으나 슬럼프를 겪은 적도 많다고 했다.
그는 “벽에 부딪혀 있다는 생각이 들 때도 많았다”며 “세상 일이 내 마음 같지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아주 심각하게 좌절하거나 나를 정말로 구석으로 몰아놓는 적은 없지만, 서러웠던 기억은 많다”고 부연했다.
지난해 배두나는 잭 스나이더 감독의 넷플릭스 SF영화 ‘레벨 문’을 촬영했다. 이 때문에 자신의 출연작 ‘브로커’와 ‘도희야’가 나란히 칸에 출품됐으나 레드카펫을 밟지 못했다.
그는 ‘도희야’가 칸에서 호평을 받을지 알았느냐는 물음이 “예상했다”고 답하며 크게 웃었다.
“콜센터에서 일하는 장면을 보고 배우들의 연기가 정말 사실적이라고 생각했다. 누구나 사회초년병 시절을 겪잖나. 또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람보다 돈이 먼저라는 것을 누구나 공감할 것이라고 봤다.” 8일 개봉
[트윈플러스파트너스㈜ 제공. 재배포 및 DB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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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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