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경찰 총경급 정기 전보인사가 2일 단행된 가운데 경찰 내부에서는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 반대파에 대한 보복성 인사라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3일 경찰 내부 게시판인 '폴넷' 등에는 이번 인사가 총경 회의 참석자들에 대한 보복성 좌천 인사라는 글들이 다수 게재됐다.
경찰관 A씨는 "세상이, 사회가, 조직이 왜 계속 뒤로 가는 건가"라고 지적했다.
또 경찰관 B씨는 "이번 인사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며 "혹시나 했더니 역시 나로 끝난다"고 토로했다.
이는 이번 총경급 인사 때 총경 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진 총경급 상당수가 '한직'으로 평가되는 보직에 발령됐다.
특히 총경 회의 참석은 물론 평소 검경수사권 조정 등 경찰 개혁과 관련해 소신 발언을 이어왔던 이은애 경찰청 수사구조개혁팀장의 발령이 가장 대표적이다. 수사 정책 업무에 능통한 이 팀장은 경력과 무관한 경찰인재원 교육행정센터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서울경찰청 소속 서장으로 유일하게 총경 회의에 참석했던 김종관 서울 남대문서장도 경찰대학 교무과장으로 발령됐다.
경찰청은 지난달 총경 복수직급제를 도입한 뒤 그동안 경정급 경찰관이 보임됐던 112치안종합상황실 상황팀장을 갓 승진한 총경급 경찰관에게도 맡기기로 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인사에서는 일선 서장까지 지낸 고참급 총경이 대거 112치안종합상황실 상황팀장으로 자리를 옮겨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8월 경기 의정부서장으로 발령됐던 이병우 총경이 6개월 만에 충북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 상황팀장으로 보임된 것이 대표적이다. 이병우 총경 역시 총경회의 참석자다.
이들 외에도 총경 회의 참석자인 경북경찰청 소속 신동연 형사과장과 최용석 군위경찰서장이 대구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 상황팀장으로 각각 전보된 것도 '보복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관 C씨는 "총경 회의 참석자들의 발령을 보니 이번 총경 인사의 기준과 원칙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고 했다.
또 다른 경찰관 D씨는 "이런 인사발령은 처음 본다"며 "그냥 물갈이지 이게 무슨 정기인사냐"고 비판했다.
시민사회단체들도 경찰의 이번 총경급 인사를 비판했다.
인권연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경찰청의 총경 인사는 행안부 내 경찰국 설치를 반대하는 경찰관을 경찰 조직에서 배제는 보복 인사"라며 "이를 통해 윤석열 정권은 경찰 장악 기도를 또 한 번 노골적으로 드러냈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이번 인사는 작년 7월, 행안부 내 경찰국 신설 반대를 위해 열렸던 전국 경찰서장 회의 참석자들을 주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권 차원의 보복성 인사이자 경찰 개혁 세력에 대한 명백한 탄압"이라고 덧붙였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