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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vs 安 당권갈등 격화..이별수순 밟나

대통령실, 윤안연대 외친 安 비판
"대통령과 당권주자가 동격인가"
윤핵관 저격한 安에 尹대통령 반발
"윤핵관 표현은 나에 대한 공격"
용산과 각세운 安, 나경원 프레임 기대 분석

대통령실 vs 安 당권갈등 격화..이별수순 밟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인 김기현, 안철수 의원이 5일 서울 동대문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국민의힘 동대문구 갑·을 당협 합동 당원대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과 대통령실과의 충돌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한때 새 정부 출범의 양 수레바퀴로 작용하면서 공동정부 구성에 의기투합했지만, 당권을 둘러싼 양측간 갈등이 감정싸움 수준을 넘어 당내 권력투쟁으로 비화되는 양상이다.

비윤석열계로 분류되는 안 의원이 최근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 단어를 사용하며 친윤석열계 의원들을 저격하자, 윤 대통령이 "나를 공격한 것"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안 의원이 강조한 '윤안연대'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한 데 이어, 대통령실에선 5일 공개적으로 "대통령과 당대표 후보가 어떻게 동격인가"라며 안 의원을 강력 비판했다.

일각에선 윤 대통령을 비롯해 대통령실과 교감이 없던 안 의원이 전당대회에 불출마했던 '나경원 프레임'을 이용해 반전을 도모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대통령실, 安 공개 저격
대통령실은 안 의원을 저녁한 제일 큰 명분은 안 의원이 내세운 '윤안연대'였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날 서울 용산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 의원을 향해 "국정수행에 매진중인 대통령을 자신과 동일하게 세워놓고 캠페인에 대통령을 끌어들이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같은 날 국회를 찾은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도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난 뒤 기자들에게 "지금은 당대표를 뽑는 선거지, 대통령 후보 선거가 아니다. 그럼에도 윤안연대라는 표현을 했다는 건 오히려 대통령을 선거에 끌어들이려는 안 후보의 의도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안 의원에 대한 이같은 공세는 안 의원이 최근 유튜브 채널 인터뷰서 '윤핵관 그룹'을 향해 "그 사람들한테는 대통령의 어떤 안위는 안중에도 없고 자기들의 다음 공천이 중요하다"며 "윤핵관의 지휘자는 저는 장제원 의원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한 이후 본격화됐다.

이에 윤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윤핵관'이란 단어는 나를 공격하는 표현"이라며 "그런 표현으로 이득을 보려는 사람은 국정운영의 방해꾼이자 적으로 인식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의원의 윤핵관에 대한 정치적 공세와 '안-윤연대' 언급이 결국 당권 경쟁에서 정치적 이득을 보려는 불순한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본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누구든지 날 팔아서 전당대회에 이용하지 말란 취지"라면서도 "굳이 윤핵관이란 단어를 사용한 정치인들을 향해서도 일종의 경고를 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친윤과 대립한 安, 나경원 효과 기대
안 의원은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비대위와 선관위는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라는 익명을 통해 특정 후보에 대해 윤심이 있다 없다라는 기사가 나오지 않게 강력한 조치를 취해달라"며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대통령실의 선거개입이라는 정당민주주의의 근본을 훼손하는 중차대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안 의원의 이같은 행보는 자신을 향한 친윤 등 대통령실의 공격이 있음을 알리면서 핍박을 받는 모양새를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대통령실의 정책 반박과 친윤계의 공세로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던 나경원 전 의원의 효과를 보겠다는 전략이란 지적이다.

이와 관련 여권 핵심관계자는 "이번 전당대회가 당심이 반영되는 선거라서 안 의원도 계속 공격을 받아도 친윤 얘기를 안 할 수 없을 것"이라며 "당권구도에서 유리한 요소가 점점 사라지는 안 의원 입장에서 일부러 대통령실에 싸움을 붙이면서 나경원 프레임을 기대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원들 입장에서 기존 당원이던 나경원 전 의원과 합당으로 들어온 안철수 의원에 대해선 인식이 다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정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