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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차 놓치면 택시비 폭탄… "심야 대중교통 늘려야"

"서비스 향상없이 요금만 껑충"
"손님 줄었는데 사납금은 올라"
시민·택시기사 요금인상에 불만
버스 증편 등 교통복지 병행 지적

서울 택시 기본요금이 오르면서 시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서비스 향상 없이 요금만 올라 부담스럽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심야 교통 수단 확대 등 교통 복지 개선도 요금 인상과 함께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급격한 인상에 택시기사도 울상

5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서울 택시 기본요금이 4년 만에 26.3%(1000원) 인상되고 거리·시간 요금 및 심야 할증요금도 큰 폭으로 올랐다. 중형택시 기본요금은 3800원에서 4800원으로 올랐다. 기본거리도 2㎞에서 1.6㎞로 줄어 실질 인상폭은 훨씬 크다. 오후 10~11시, 오전 2~4시 심야 기본요금도 4600원에서 5800원으로, 오후 11시~오전 2시 기본요금도 5300원에서 6700원으로 각각 1200원, 1400원 인상됐다. 시간 요금도 '31초당 100원'에서 '30초당 100원'으로, 거리 요금은 132m당 100원에서 131m당 100원으로 올랐다.

시민들은 연이은 물가 상승으로 어쩔수 없다는 반응이지만 그럼에도 인상폭이 높다는 입장이다. 경기도 성남시에 거주하는 취업준비생 구모씨(29)는 "취업준비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어학원 등 자격증 취득을 위한 학원을 다녀야 하는데, 교통비가 올라간다는 소식에 많은 부담감을 느낀다"며 "생활 물가도 많이 올랐는데 교통비마저 올라가 마음이 초조하다"고 말했다. 서울 서대문구에 거주하는 회사원 심모씨(28)는 "대중교통비가 올라가는 것에 대해 이해는 한다"며 "물가 인상으로 요금이 올랐는데 최종서비스 품질이 올라가지 않는 것은 말이 안 된다"라고 불만을 토했다.

요금 인상은 택시 기사에게도 달가운 소식이 아니다. 법인 택시를 몰고 있는 장모씨(64)는 "이번 달부터 손님들이 확실히 줄었다"면서 "요금 인상으로 회사에 내야 하는 사납금이 올라 오히려 총 수입이 줄어들었다"고 토로했다.

■"심야 교통수단 증편해야"

시민들은 요금 인상과 함께 서비스 개선, 심야 버스 증가 등 교통 복지가 병행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강서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이모씨(34)는 "결과적으로 심야 택시는 가격을 두 번 올린 것과 다름이 없다"며 "심야 버스 증편과 지하철 시간 연장 등을 통해 택시가 아닌 다른 선택지를 고를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미 지난해 12월 심야할증 적용 시간이 오후 10시로 2시간 앞당겨지고 할증률도 최대 40%로 오른 상태에서 이번에 기본요금까지 인상되면서 최고 할증 적용 시간인 오후 11시∼오전 2시에 택시를 타면 기본요금이 6700원에 육박한다.

서울 동대문구에 거주하는 대학원생 강모씨(27)는 "소득이 없는 사람에 대한 대중교통 지원이 필요하다"며 "소득이 없는 사람들이 대중교통을 탈 경우 요금의 일정 부분을 환급해 주는 제도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에 사는 박모씨(44)도 "많은 사람들이 택시비 인상 이후 다른 교통비 인상도 우려하고 있다"며 "정부에서 요금 인상을 미리 고지하고 단계적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김동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