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십자포화' 安 숨고르기‥대통령실 "당무 개입 아니다" (종합)

안철수 6일 일정 전면취소, 전략수정할 듯
친윤계, "당무 개입 아니다" 엄호 속
대통령실 "당원으로 의견 개진 할 수 있지 않냐"

'십자포화' 安 숨고르기‥대통령실 "당무 개입 아니다" (종합)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박진북카페에서 열린 강남(을) 당협 당원간담회에 참석해 손뼉 치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3·8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통령실과 당내 친윤석열계의 '십자포화'를 받은 안철수 의원이 6일 일정을 전면 취소하며 한 발 물러서는 모양새다.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은 없다며 대통령실과 친윤계의 발언을 윤 대통령 생각과 분리하려는 안 의원의 전략에 차질을 빚으면서다. 전날까지 '윤안연대(윤석열-안철수 연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표현의 부적절성을 지적하며 안 의원의 언행을 이례적으로 비판한 대통령실은 안 의원에 대한 비판은 팩트(사실관계)의 문제일 뿐 선거개입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친윤계 의원들도 "대통령의 당무개입이 아니다"고 진화에 나서면서도 안 의원이 먼저 '윤심팔이'로 대통령을 전당대회에 끌어들였다고 강도 높은 비판을 지속했다.

■한발 물러선 安


안 의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에 출연한 뒤 하루 일정을 취소했다. 윤 대통령이 "대통령과 대통령실을 당내 선거에 끌어들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안 의원에 대해 엄중 경고를 정진석 비대위원장에게 요청한 것이 확인되자 대통령실과 더 이상의 정면충돌을 피하면서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안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이진복 정무수석이 지적한 '윤안연대'라는 표현에 대해 "윤 대통령의 국정과제를 정말 충실하게 존중하면서 실행에 옮기겠다는 그런 뜻이었는데 그걸 나쁜 표현이라고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저는 쓰지 않을 생각"이라고 물러섰다. 또 '윤핵관'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그런 어감들이 있어서 저도 쓰지 않기로 했다"면서 "제가 전혀 그런 의도가 없었고 (윤 대통령이) 그렇게 생각하실 줄도 사실은 제가 몰랐었다"고 해명했다.

안 의원은 향후 전략을 재정비해 김기현 의원과 본격적인 정책 대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안 후보 측은 파이낸셜뉴스와 통화에서 "그(대통령실의 비판) 이후 정책 행보 위주로 일정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관련 언급을 안 하는 것이 우리가 원했던 것"이라면서 "대환영"이라고 덧붙였다.

안 의원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김영우 전 의원도 언론에 보낸 입장문에서 "대통령실의 입장에 대해서도 우리는 이해했고 공정한 선거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면서 "공정선거를 우려하는 대통령실의 입장을 잘 유념해서 전대 성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김 의원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친윤계가 안 의원에 대한 비판을 지속하고 있어 윤 대통령과 친윤계를 분리해 견제하는 기조는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게다가 김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과 연대를 이끌어내기 위해 직접 나 의원을 강릉까지 찾아가고 연판장을 돌린 초선의원 10여명도 이날 나 의원을 방문해 '위로'에 나서는 등 안 의원에게 불리한 구도가 겹겹이 짜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 당무 개입 아니다"


친윤계 의원들은 최근 대통령실이 안 의원을 공개 비판한 것이 "당무 개입이 아니다"고 엄호에 나섰다.

장제원 의원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실이 전당대회 관련 당무에 개입하고 있다는 비판에 동의하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당무 개입을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장 의원은 "안 후보 측에서 먼저 윤석열 대통령을 (전대에) 끌어들였다"면서 "윤심, 대통령과 측근 갈라치기, 윤안연대 등에 대해 대통령실에서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친윤계 핵심 이철규 의원도 기자들과 만나 "본인을 안 도우면 선거개입인가. 자기와 무슨 연대인가"라면서 "안철수 의원이 공감받을 캠페인을 했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서울 용산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무 개입 논란에 "국민의힘에 홍길동이란 당원이 있다면, 당무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지 않나"라면서 "대통령은 한달에 300만원, 1년에 3600만원을 내고 있다. 그러면 당원으로 대통령은 할 말이 없을까"라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당무개입이란 말도 나오는데, 경선에서 특정 후보 얘기가 나오는 것은 경선과는 관련이 없고 팩트에 대한 문제"라면서 "윤 대통령과의 연대를 이야기하는데 그런 연대는 없지 않나. 그 사실을 말해야 된다. 사실과 다르면 경선이 왜곡된다"고 답했다. 대통령실은 당무 개입이 아닌 사실 여부를 정정하는 것임을 강조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서지윤 김학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