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기준금리는 올랐지만
"공공재" 당국 압박이 끌어내려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3.5%로 인상했지만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의 수신(예·적금) 금리는 계속 하락하고 있다. 6일 서울 시내의 한 저축은행에 설치된 예·적금 금리 현황판. 연합뉴스
제1금융권 예금과 대출이자가 모두 3%대로 내려왔다. 인터넷 은행들은 최근 연 4%대 초반으로 금리를 낮췄다. 일부 저축은행들은 정기예금 금리를 연 3%대까지 인하했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은 예·적금 금리를 지속해 끌어내리고 있다. 대출금리도 떨어지고 있다. 시장(채권)금리가 떨어진 데다 은행들의 자진 가산금리 축소까지 더해져 은행권 대출금리 하단이 3%대까지 내려왔다.
■대출·예금이자 모두 3%로 회귀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 4일자로 정기예금 금리를 최대 0.6%포인트(p) 인하했다. 1년 만기 정기예금에 대해 연 4.0%의 금리를 제공한다. 앞서 케이뱅크도 지난달 말 코드K 정기예금 금리를 최대 0.3%p 내려 1년 만기 상품에 대해 연 4.1%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정기예금 금리는 이미 3%대 중반 수준으로 내렸다.
지난 5일 기준 5대 은행의 상품별 1년 만기 연이율은 △하나은행 하나의정기예금 3.70% △우리은행 WON플러스 예금 3.67% △국민은행 KB Star 정기예금 3.63%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 3.63% △농협은행 NH올원e예금 3.47% 순이었다.
은행채 금리 등 시장금리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예금 금리 인하 속도가 빨라진 것으로 풀이된다. 경쟁적으로 올렸던 파킹통장 금리도 최근 내리는 추세다.
OK저축은행은 이달 1일부터 파킹통장 상품 'OK읏백만통장Ⅱ'의 최고 금리(예치금 100만원 이하)를 연 5.5%에서 5%로 0.5%p 내렸다. 애큐온저축은행도 지난달 말 '머니쪼개기 통장' 금리를 연 4.3%에서 4.1%로 낮아졌다.
수신 금리의 매력도가 떨어지자 예·적금에 몰렸던 자금이 이탈하는 추세도 감지된다. 지난해 많이 증가했던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최근 2개월 연속 감소했다. 1월 말 기준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812조2500억원으로 지난해 11월 말(827조2986억원) 정점을 찍은 뒤 두 달 새 15조원 넘게 줄었다.
■'금융 공공재' 압박에 금리 조정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낮아지고 있다. 이날 케이뱅크의 아파트담보대출 고정금리형 혼합금리 상품의 금리는 연 3.98∼4.98%로 낮아졌다. 이 상품의 3%대 금리는약 1년 만이다. 카카오뱅크의 주택담보대출 혼합금리(연 4.058∼5.059%)도 3%대를 눈앞에 뒀다.
인터넷 은행뿐 아니라 5대 시중은행의 최저 대출 금리도 곧 3%대로 떨어질 전망이다. 5대 은행에서 3%대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해 7월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이날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4.080∼6.570% 수준이다.
한 달 전인 1월 6일(연 4.820∼7.240%)과 비교해 하단이 0.740%p 급락했다.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가 빠르게 떨어지는 것은 우선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 금리가 같은 기간 0.638%p(4.527%→3.889%) 낮아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예대금리차 확대 등에 대한 당국과 여론의 비난에 은행들이 스스로 가산금리 등을 줄이면서 은행의 실제 고정금리 낙폭은 지표금리보다 더 커졌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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