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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건군절 앞두고 “쌀이든 돈이든 바쳐라” 군부대 지원물자 강요 정황

장마당서 쌀 1키로 값 "북한돈 5천원 바쳐라"에 주민 반발
경애하는 총비서 동지(김정은) 받들자에 "어처구니 없다" 반응
이례적, 2개월여만 농업 단일 안건으로 전원회의 개최 예고

[파이낸셜뉴스]
北, 건군절 앞두고 “쌀이든 돈이든 바쳐라” 군부대 지원물자 강요 정황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일 "인민군대를 사랑하고 원호하는 기풍이 온 사회에 더욱 차넘치게 하자"라고 보도했다. 오는 8일은 북한의 정규군인 조선인민군 창건 75주년 기념일이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현지 소식통들은 북한이 2월 8일 군 창건 75주년을 앞두고 군부대 지원물자를 주민세부담으로 강요하고 있어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북한 내부 소식을 6일 전했다.

이날 함경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이달 초부터 중앙에서는 주민대상으로 인민군 창건 75주년을 맞으며 인민군대를 물심양면으로 지원하자는 사상교양사업을 전 군중적으로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또 “이외 각 주민세대는 의무적으로 내화 5천원을 군대 지원금으로 바치도록 조직하고 인민반장을 통해 거둬들이고 있다”면서 “하지만 주민들은 장사가 안 되어 가족이 먹을 쌀도 해결하기 힘든데, 장마당에서 쌀 1키로를 살 수 있는 5천원이 어디에 있냐며 반발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와중에 중앙텔레비죤과 3방송에서는 2.8절(건군절)을 맞으며 연일 인민군대를 혁명의 강군으로 키우시고 민족을 지키시는 경애하는 총비서 동지를 받들어가자고 선전하고 있다”면서 “이에 주민들은 군대 식량자금마저 주민세부담으로 강제하고 있는 당국의 선전에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을 전했다.

지난 5일에도 평안남도의 주민 소식통에 따르면 RFA에 “인민군(정규군) 창건절을 맞으며 안주시에서는 인민반 세대별로 내화 5천원(0.61달러)을 인민군대 지원금으로 거둬들이고 있다.

소식통은 “함흥시 당국은 여유가 있는 주민들은 의무적 지원금 5천원 외에도 쌀이든 돈이든, 돼지든 충성심을 가지고 군대지원물자로 바치라고 연일 선전선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북한 당국은 안주시 각 동당조직에서는 인민반장들에게 세대별로 반드시 내화 5천원을 걷도록 지시강제하고 있지만,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장사가 안 되는데 현금 5천원이 어디에 있냐며 화를 내고 있다”면서 “현금이 없으면 쌀이라도 내라는 동당조직의 강요에 주민들은 돈이 있어야 쌀을 살 수 있지 않겠냐며 당국의 지시를 집행하고 있는 인민반장에게 대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올해는 인민군 창건 정주년(75주년)을 맞는 해여서 군대 지원사업을 통 크게 벌리라는 중앙의 지시가 하달되면서 주민 세부담이 가증된 것이다”라고 알렸다.

이어 소식통은 “지난해에도 군 창건절을 맞으며 주민들에게 군대 지원금으로 내화 2천원(0.24달러)이 부과되었다”면서 “그런데 올해는 지난해 군대 지원금의 두 배 이상 늘어났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북한은 농업 문제를 단일 안건으로 하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이달 말 개최하겠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지난 연말 이후 불과 두 달 만에 ‘먹고 사는’ 문제로 또다시 전원회의를 열겠다고 예고한 것은 이례적이다.

북한 매체들은 전날 진행된 당 중앙위 정치국회의 소식을 전하며 “정치국회의에서는 2월 하순 당 중앙위 제8기 제7차 전원회의 확대회의를 소집할 데 대한 결정서가 전원 찬성으로 채택됐다”고 보도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