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

회사채 시장 기지개...정크본드 수익률도 급락

[파이낸셜뉴스]
회사채 시장 기지개...정크본드 수익률도 급락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 행진이 이제 끝물로 접어들고 있다는 기대감 속에 미 회사채 시장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7일(현지시간) 워싱턴 르네상스호텔에서 열린 워싱턴경제클럽에 참석해 질문을 듣고 있다. 로이터뉴스1

지난해 투자자들에게 두 자리 수 손실률을 안기며 고전했던 회사채 시장이 올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우량기업, 위험기업 할 것 없이 투자자들의 환영을 받으며 회사채 시장에서 채권을 발행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이하 현지시간) 지난해 고금리, 경기둔화 우려 속에 급락했던 회사채 가격이 올해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보도했다. 채권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하락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아직은 금리인하를 고려할 때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올 하반기에는 연준이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으로 국채 수익률이 하락하면서 회사채 시장에도 활기가 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준의 고강도 금리인상 속에서도 기업들이 잘 견뎌낼 것이라는 기대 역시 회사채 시장을 지탱하는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정크본드 투자수익률, 올해 4.4%

ICE에 따르면 올해 투자등급, 투기등급 회사채 모두 가격이 오르고 있다.

투자등급 회사채 투자수익률은 올들어 3.1%를 기록하고 있고, 투기등급 회사채, 이른바 정크본드 투자수익률은 이보다 더 높은 4.4%에 이른다.

지난해 이 두 지수는 각각 투자수익률이 15%, 11% 마이너스를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올들어 흐름이 바뀌었다.

연준이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치자 선물시장에서 금리인상이 이제 끝물로 접어들었다는 전망이 높아진 것이 배경이다.

제롬 파월 의장을 비롯한 연준 고위 관계자들이 거듭 연내 금리인하는 없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선물시장에서는 올 후반 금리인하를 예상하고 있기도 하다.

가산금리 급락

3일 미 노동부가 공개한 1월 고용동향은 회사채 시장에 상반된 영향을 미쳤다.

예상을 3배 가까이 웃돈 신규고용과 낮은 실업률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이 여전하다는 파월 의장의 발언을 뒷받침해 추가 금리인상을 정당화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덕분에 경기둔화 우려가 크게 가셨다. 경제가 여전히 탄탄한 성장을 지속하면서 고용도 크게 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회사채 시장에는 긍정적인 측면이 더 강했다.

덕분에 정크본드에 붙는 가산금리는 4%p 미만으로 떨어졌다.

앞서 2020년 팬데믹 초기에는 미 10년물 국채와 이들 정크본드 수익률간 격차(스프레드), 즉 가산금리가 10%p에 이르기도 했다.

가산금리는 2008년 세계금융위기 당시에는 20%p를 상회하기도 했다.

경기둔화, 위험 낮아

정크본드 가산금리가 낮아졌다는 것은 투기등급 기업들의 재무구조가 이전보다 개선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뱅가드의 포트폴리오매니저 마이클 창은 경기둔화가 닥치더라도 연쇄도산 가능성이 그만큼 낮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만기가 돌아오는 정크본드 규모도 많지 않아 시장 불안 요인이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올해와 내년 만기가 되는 정크본드 규모는 약 1060억달러 수준이다. 2026~2029년이 만기인 정크본드가 8810억달러에 이르는 것에 비해 아주 적은 규모다.

골드만은 단기 경기침체가 투기기업들의 대규모 자금조달 수요와 맞물리지 않을 것이어서 시장 불안 요인이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