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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배송 없어질라"…택배비 줄인상에 소비자 한숨

"무료배송 없어질라"…택배비 줄인상에 소비자 한숨
로젠택배가 주요 택배 업체 중 마지막으로 오는 3월부터 기업고객 택배 요금을 평균 2% 인상하기로 하면서 소기입 및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택배 물류센터에서 택배기사들이 배송준비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뉴스1

[파이낸셜뉴스]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이 급등한 가운데 국내 주요 택배업체들도 모두 택배비를 인상하면서 소기업 및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주요 택배사 4곳 모두 인상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업계 4위 로젠택배는 오는 3월부터 기업 고객 대상 택배 요금을 평균 2% 인상하기로 했다. 회사는 대리점에 택배비 인상 내용이 담긴 신규 택배 운임 가이드를 안내하고, 거래처에도 택배비 인상 협조 요청 공문을 보냈다. 로젠택배가 업계 마지막으로 택배비를 인상하면서 올해 국내 주요 택배사 4곳 모두 택배비를 인상했다. 앞서 업계 1위 CJ대한통운은 올해 1월 1일부터 기업 고객 대상으로 택배 요금 평균 122원(전체 평균 인상률 5.3%)을 올렸다.

CJ대한통운에 이어 업계 2위 한진도 지난달 중순 기업 고객 대상으로 택배 요금을 평균 100원(전체 평균 인상률 3%)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일괄적 인상이 아닌 고객사별 재계약 시점에 맞춰 단계적으로 인상을 진행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다음 달 6일부터 기업 간 택배 요금을 최대 17.85% 인상하고 기업에서 소비자로 전달되는 택배 요금은 별도로 인상하지 않는 대신, 규격과 물량별 요금 가이드라인을 좀 더 세분화해 적용하기로 했다.

이처럼 연초부터 택배사들이 택배비를 잇달아 올린 데엔 유류비, 최저임금, 물가 인상 등이 있다. 원가 부담이 갑작스럽게 커진 가운데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선 그간 낮아진 택배 단가를 현실화할 수밖에 없다는 게 택배사들의 공통적인 설명이다.

소상공인도 비용 부담 급증에 한숨

택배비가 줄인상되면서 소기업과 소상공인의 한숨은 더 깊어졌다.

전기료·가스비 등 각종 공공요금 급등으로 가뜩이나 비용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택배비마저 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거나 오픈마켓에 입점해 있는 소상공인들은 더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의류 쇼핑몰을 운영하는 A씨는 "택배비가 오르면 그만큼 비용 부담이 더 커지는 것"이라며 "대형업체 같은 경우 물량이 많아 다른 업체들보다 계약 금액이 낮은데 소형업체는 그렇지 않아 더 힘들다"고 전했다.

펫 식품몰을 운영하는 B씨 역시 "택배비는 평균 100원만 올라도 전체적인 물량으로 따지면 많이 부담이 된다"며 "그렇다고 가격을 올리면 매출은 줄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소비자들도 우려되는 건 마찬가지다. 판매자들의 택배비 부담이 커지면 커질수록 자연스레 무료배송도 줄고, 배송비는 올라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기업고객 대상 택배비가 오르면 그 부담을 기업이 다 떠안지 않는 이상 결국 소비자에게 부담이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일반 소비자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을 자주 이용하는 이모씨는 "올해 들어 월급만 빼고 다 오르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택배비까지 오르면 이젠 온라인으로 물건 사기도 부담스러울 것 같다"고 말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