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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여성이더라도 ‘비알코올성 지방간’ 있으면 당뇨병 위험 4.6배

강북삼성병원 데이터관리센터 연구팀
서구적 식습관·신체활동 감소 등 영향
폐경 전 여성, 당뇨병 저위험군 아냐
대사질환 예방 위해 생활습관 관리해야

젊은 여성이더라도 ‘비알코올성 지방간’ 있으면 당뇨병 위험 4.6배

제2형 당뇨병 발병을 부추기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폐경 전 젊은 여성에게서 가장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의료계에 따르면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하루에 40g(4잔) 이하의 음주를 하는 사람에게 생기는 지방간을 의미한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과체중, 비만(복부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등 위험 요인과 관련이 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이 제2형 당뇨병의 주요 위험인자라는 것은 기존 연구를 통해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성별과 폐경 여부에 따라서 어떠한 차이를 보이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보고된 바는 아직까지 없었다.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데이터관리센터 연구팀은 지난 2011년부터 2018년 사이에 건강검진을 받은 비당뇨 성인 24만5054명을 성별 및 폐경 여부에 따라 남성(13만286명), 폐경 전 여성 (10만9810명), 폐경 후 여성(4958명)의 세 그룹으로 나눴다. 이어 이들의 비알코올성 지방간 유무에 따른 비교분석 및 5.3년간의 추적 관찰을 시행했다.

그 결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이 있는 경우 건강한 그룹과 비교했을 때 당뇨병 발생 위험이 폐경 전 여성에서 4.6배, 폐경 후 여성에서 2.7배, 남성에서 2.2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경 전 여성 그룹에서 당뇨병의 상대위험도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이 결과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의 중증도가 높을수록 더욱 두드러졌다.


류승호 강북삼성병원 데이터관리센터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이 당뇨병의 중요한 예측인자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을 뿐 아니라,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의 상대적인 영향이 성별과 폐경 여부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는 것을 밝혀냈다"며 "효과적인 당뇨병 예방 및 관리를 위해서 비알코올성 지방간 유무에 따른 성별 간 차등영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유수 데이터관리센터 교수는 "최근 서구적 식습관 및 신체활동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젊은 성인에서 비알코올성 지방간 유병률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기존 저위험군으로 분류됐던 젊은 여성들 역시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있을 경우 당뇨병 발생에 대해 안심할 수 없다"며 "젊은 여성들 역시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비롯한 대사질환의 조기예방을 위해 생활습관 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국간학회(AASLD)저널 (Hepatology, IF=17.298)에 게재됐다.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