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 김상연]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지난 7일 친부와 계모의 학대로 온 몸에 멍이 든 채 숨진 초등학생 A군(12)의 빈소가 9일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의 한 장례식장에 차려졌다.
장례식장 내 가장 작은 공간에 마련된 A군의 빈소에는 친어머니 B씨(34)를 비롯한 유족과 지인 일부만 쓸쓸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빈소를 찾는 조문객도 거의 없는 가운데 유족들의 오열과 흐느낌 소리만 들려왔다.
환하게 웃고 있는 A군의 영정 사진 앞에는 아이가 살아생전 좋아했던 과자와 음료수들이 놓여 있었다.
A군은 전날 부검이 끝난 뒤 흰색 천에 덮인 채 싸늘한 주검으로 가족 품에 돌아왔다. 시신의 몸무게는 30㎏가량으로 또래 초5 남학생들의 평균 몸무게인 46㎏보다 훨씬 말랐고 온몸에 피멍이 든 모습이었다.
족은 갑자기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A군의 모습에 가슴을 치며 장지와 발인 일자도 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모 B씨는 "아이를 데려왔어야 했다"며 후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친부인 C씨(39)와 2011년 결혼한 뒤 2018년 이혼했다. 이후 A군을 만나려고 찾아갈 때마다 매몰차게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C씨는 이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계모 D씨(43)와 재혼했고 둘 사이에서 낳은 3∼4살 자매와 A군을 함께 키웠다. 하지만 C씨는 최근까지 상습적으로 A군을 때리는 등 학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D씨는 7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한 아파트에서 A군을 학대해 숨지게 했다.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학대 혐의로 C씨와 아동학대처벌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D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C씨의 상습적인 학대와 A군 사망의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아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
이들 부부는 "아이가 말을 듣지 않아 때렸다"고 인정하면서도 "훈육 목적이었고 학대인 줄은 몰랐다"고 주장했다.
유족들은 "절대 용서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C씨 부부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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