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준석계로 불리는 천하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의 선거 홍보물. 이준석 전 대표가 이를 자신의 SNS에 소개했다가 ''준석스럽다'라는 비판을 들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자신의 SNS에 올린 천하람 당대표 후보 지지 홍보물이 '성적 비하'와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이번 일로 홍준표 대구 시장까지 소환돼 역풍을 맞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8일 자신의 SNS에 "가즈아 이제 시작이다"며 '천하람, 찍어야, 자유로운 정치발언, 지킵니다'는 구호가 적힌 천 후보의 선거운동 포스터를 소개했다.
이 대표가 공개한 포스터는 총 석 장으로 첫 장은 '천' '찍' '자' '지' 폰트만 붉은색으로 처리했으며, 2번째와 3번째 포스터는 포스터 제목이 '천찍자지'로 기재되어 있다. 남성의 성기와 음경을 표현하는 속어가 포스터 슬로건으로 담긴 것이다.
이를 두고 주요 당권주자로 올라선 천 후보에 대해 '성적 비하' 논란이 당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급격하게 확산하고 있다.
전여옥 전 새누리당 의원은 "당원들에게 쓰라렸던 트라우마인 '이준석 성상납어쩌구'를 떠 올렸다"며 이 전 대표의 '성접대 의혹'을 끄집어 냈다.
또 일부에선 2017년 19대 대선 당시 홍준표 대구시장의 구호가 친이준석계라는 천 후보 구호와 흡사하다며 당시 동영상까지 찾아내 이 전 대표를 비틀었다. 2017년 대선 때 홍준표 시장은 '홍준표를 찍어야 자유대한민국을 지킬 수 있다'며 '홍찍자지"를 강조한 바 있다.
당시 해당 문구가 화제를 모으며 홍 후보를 중심으로 한 '밈(온라인을 통해 확산하는 이미지나 콘텐츠)'이 급격하게 확산하며 '홍찍자지' 슬로건이 큰 주목을 받았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2017년 19대 대선당시 선거운동의 하나로 제작한 홍보영상. '홍준표를 찍으면 자유대한민국을 지킬 수 있다'는 내용이다. 뉴스1
이 때문에 '천찍자지'도 '홍찍자지'를 따라 한 것이라는 풀이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지자들은 "홍찍자지 코인을 천찍자지가 노린 것인가" "홍준표가 이준석에게 되레 한 대 맞은 것" "홍준표가 원조인데, 이준석이 홍보효과 노린 것 같다" "이준석이 당내 친이계 마음을 안다. 개(친이계)들 보고 찍으라는 시그널(지령)인 것"이라는 반응을 내놓으며 두 슬로건의 연관 관계에 대해 왈가왈부하고 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천 후보자 측은 이 전 대표가 일방적으로 페이스북에 올린 포스터로서 천 캠프 측과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천 후보 측은 성적인 것을 유도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는 문장의 줄임말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천 후보 관계자는 "이 전 대표가 지지자들이 올려주는 홍보물 중에 재미있어 보이는 것을 페이스북에 단독으로 올린 것"이라며 "천 후보가 직접 내놓은 포스터였으면 공식발표나 보도자료 등을 통해 캠프에서 직접 발표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천 대표의 공식 포스터가 아님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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