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SPC 회장은 직접 책임 없다고 판단
강동석 SPL 대표이사가 지난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 종합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2.10.24.
[파이낸셜뉴스] SPC 계열사 제빵공장에서 발생한 20대 근로자 사망사고를 수사해온 고용 당국이 강동석 SPL 대표이사와 법인을 중대재해처벌법 등 위반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고용노동부 경기고용노동지청은 강 대표와 SPL 법인에 중대재해법,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0일 밝혔다.
정부는 유족으로부터 중대재해법 위반 혐의로 고소당한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이번 사고에 직접적인 책임이 없다고 결론 냈다. 여러 진술과 압수수색 등을 통해 얻은 결재 문서를 분석한 결과 강 대표가 안전 등 경영 전반에 관한 총괄 책임이 있어 중대재해법상 경영책임자라는 결론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SPC그룹의 지배·개입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한 결과 강 대표가 SPL을 대외적으로 대표하고 있으며 SPL 경영 전반에 실질적인 권한과 책임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SPL은 반기 점검을 시행하지 않아 유해·위험 요인을 확인·개선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지난해 1월 중대재해법 시행 이후 유사한 끼임 사고가 4건이나 발생했는데도 적극적으로 재발 방지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작년 10월15일 평택 SPL 제빵공장에서 근로자 A씨(23·여)가 샌드위치에 들어가는 소스를 만드는 혼합기를 가동하던 중 기계 안으로 상반신이 들어가는 사고를 당해 숨졌다.
가동 중인 식품 혼합기에 손을 넣으면 끼임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큰데도 기계에 붙은 혼합물을 스크래퍼 등으로 긁어내기 위해 관행적으로 손을 넣어 작업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강금식 경기고용노동지청장은 "이번 사고처럼 기본적인 안전조치를 하지 않아 발생한 중대산업재해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엄중한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9일) 경찰도 강 대표와 공장 관리자 4명 등 모두 5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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