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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강진 피해에... 앙숙 아르메니아 국경 열었다

튀르키예 강진 피해에... 앙숙 아르메니아 국경 열었다
[세르다르 클르츠 전 주미 터키대사 트위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아르메니아 대학살로 100년 넘게 오랜 갈등을 벌이며 발길이 끊겼던 튀르키예와 아르메니아 간 국경이 11일(현지시간) 열렸다. 강진의 피해가 극심한 튀르키예에 구호 물품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이날 AFP 통신 등 외신들은 아르메니아와의 협상 특사인 세르다르 클르츠 전 주미 터키대사의 소셜미디어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클르츠 전 주미 터키대사는 자신의 트위터에 "100t에 달하는 식량과 의약품, 물 등을 실은 화물차 5대가 알리칸 국경 지점을 통과했다"고 썼다.

튀르키예 국영 아나돌루 통신도 1988년 이후 처음으로 이날 양국 간 국경이 개방됐다고 밝혔다.

국경 개방은 강진으로 2만 명 넘는 사망자를 낸 튀르키예에 인도적 지원을 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웃 국가인 튀르키예와 아르메니아는 '아르메니아 대학살' 책임 소재를 둘러싼 분쟁으로 앙숙 관계에 있다.
아르메니아 대학살은 1915~1917년 튀르키예 전신인 오스만 제국 당시에 아르메니아인들이 대규모로 숨진 사태를 말한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서구의 학자들은 튀르키예의 강력한 반발에도 이 학살 사건을 '제노사이드(genocide·인종청소)'로 규정하는 등 오스만 정부가 조직적으로 아르메니아인을 학살했다는 것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하지만 튀르키예 정부는 아르메니아 대학살을 공식적으로 부인해 아르메니아와 100년 넘게 갈등을 빚어왔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