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부산】 장애인 한 명도 없는 장애인 단체가 건설업체를 상대로 불법적으로 금품을 요구해 관계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총경 김태우)는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상 공동공갈 및 업무방해 혐의로 한 장애인노동조합 관계자 5명을 검거하고 이중 3400만원 상당을 갈취한 지부장 A씨와 사무국장 B씨 등 2명을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5월 창원시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명목상의 장애인 단체 노조 지부를 세워 같은 해 6월부터 12월까지 부산, 울산, 경남 일원 건설현장 인근에서 ‘장애인 노조원 고용 및 불법 외국인 고용 근절’ 명목으로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는 일당을 주고 수십 명을 동원해 방송 시위 차량을 통해 위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경찰조사에서 이 단체는 이름만 장애인 단체일뿐 지부에 소속된 조합원에는 장애인이 한 명도 없었으며, 피해업체의 공사현장에는 단 한 명의 장애인 노동자나 그의 가족들을 고용시킨 적 없이 발전기금 명목으로돈만 갈취했다. 특히 이들은 갈취한 자금을 모두 개인 계좌로 송금받아 피의자들끼리 나눠 챙겼다.
이렇게 발생한 피해규모는 총 6개 업체에 8개 건설현장이다. 이중 일부 업체는 보복이 두려워 끝내 진술을 거부하기도 했다.
또한 한 피해업체는 3개 공사 현장에 고용하지도 않은 노조원 명의로 1000여만원을 갈취당하고도, 추가로 수억원 요구당하기도 했다.
경찰은 노동조합 지부의 경우, 노동조합과는 달리 관할 행정관청 설립신고 의무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정상적인 노조 활동 의사 없이 다른 목적으로 우후죽순으로 생기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관련 제도 개선을 요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해장 지부는 근로조건의 유지 개선의 향상을 위함이 아닌 오로지 금원 갈취를 위해 노조 명칭을 이용했다”라면서 “추가 피해사실에 대해 계속 수사를 확대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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