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노협, 사외이사 후보 추천 주주제안서 제출
금융권 일각선 "현실성 낮다" 부정적인 여론도
KB금융 노동조합이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 앞에서 노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KB금융 노조 제공)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금융권에서 노조 추천 사외이사제 도입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커지고 있다. 국회와 금융당국이 최근 금융사 이사회 독립성을 제고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하면서다. KB금융 노조가 사외이사 후보 추천 주주제안을 한 데 이어 IBK기업은행 노조도 이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대부분 시중은행 노조는 "아직 때가 아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그룹 노동조합협의회는 지난 9일 이사회에 사외이사 후보 추천 주주제안서를 제출했다. 오는 3월 정기주총에서 최소 3명 이상 사외이사가 새로 선출될 것을 예상하고 임경종 전 수은인니금융 대표이사를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한 것이다.
KB금융 노조는 "임경종 후보는 은행업 전반에 대한 이해가 높고 충분한 실무경험과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인물"이라며 "해외사업부문 정상화를 위해 KB부코핀은행에 대한 리스크를 적절히 관리하고 현지 영업력 확대가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최적의 후보자"라고 추천 이유를 설명했다.
이는 벌써 KB금융 노조의 6번째 시도다. KB금융 노조는 지난 2017년부터 국내 금융권 최초로 주주제안 사외이사 도입을 추진해왔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지분 약 70%를 보유하고 있는 해외주주가 앞장서 반대한 점이 치명적이었다. 실제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KB금융 노조가 자진 사퇴했던 지난 2019년을 제외하고 매번 반대 의견을 냈다.
하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는 게 KB금융 노조 측 주장이다. KB금융 노조 관계자는 "올해 금융권 지배구조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이사회 독립성을 높이고 경영진을 견제하고자 하는 의지가 높다"며 "정부에서 이런 메시지를 계속 던지는 만큼 민간 예년보다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에서도 올해 노조 추천 사외이사제를 성사시키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앞서 IBK기업은행은 지난해 이를 성사시킬 수 있겠다는 관측이 제기됐으나 정권이 바뀌면서 무산됐다. 공공기관 노동이사제가 지난해 법제화된 가운데 국책은행 중에서는 수출입은행만이 지난 2021년 노조 추천 사외이사 선임을 이뤄냈다. 금융권 최초 사례였다.
IBK기업은행 노조 관계자는 "(노조 추천 사외이사제를) 이번 집행부 때 성취해야 할 문제라고 보고 있다"며 "하지만 아직 2인자인 전무이사 인사도 미뤄지고 있어 시기가 언제쯤이 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만 시중은행을 중심으로는 노조가 추천한 인사를 사외이사에 올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시각이 여전하다. 이 때문에 관련 논의도 현재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금융권 노조 관계자는 "사외이사를 선임하기까지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이사회 등을 통과해야 한다"며 "안건이 이사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낮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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