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자료=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 돈잔치'를 작심 비판한 가운데 금융당국이 14일 금융위원회 발전심의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시중은행 수익의 사회환원과 고금리 고통분담 대책을 논의했다. 시중은행에 고통분담기금을 추가 분담시켜 이를 서민금융 확충에 사용하는 방안 등이 유력하다. 이참에 금융권 명예퇴직제도와 성과급 체계를 손볼 가능성도 높다. 특별대손준비금 적립이나 은행이익환수제 같은 특단의 대책도 거론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3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국민들의 위화감이 생기지 않도록 관련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뒤 "수익을 어려운 국민,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에게 이른바 상생 금융 혜택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배려하고 향후 금융시장 불안정성에 대비해 충당금을 튼튼하게 쌓는 데 쓰는 것이 적합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금융위 업무보고에서도 윤 대통령은 "은행은 (민간기업이지만) 공공재 측면이 있다"고 언급했었다. 외환위기 때 은행이 천문학적인 공적자금을 받아 기사회생한 사실을 상기시킨 것이다.
서민들이 빚더미에 오른 사이 은행들이 퇴직금과 성과급 잔치를 벌인 것은 지탄받아 마땅하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2022년 성과급 총액은 1조3823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35%가량 증가했다. 어느 은행 임원의 성과급은 무려 15억7800만원에 달했다. 주요 시중은행 퇴직자들은 1인당 3억4000만∼4억4000만원의 희망퇴직금도 모자라 3억원 이상의 법정 퇴직금을 추가 받기도 했다.
은행들이 고금리 시기에 '이자장사'로 배를 불리는 동안 국민들은 빚 부담에 시달렸다. 2년 전 초저금리 환경에서 수억원을 빌린 사람 중에는 이자가 2배까지 오른 경우도 나타났다. 가파른 금리인상과 물가상승으로 말미암아 국민 대다수가 신음하는 와중에 시중은행은 사상 최대 규모의 성과급과 퇴직금을 챙기는 자축연을 벌인 셈이다.
외환위기와 경기침체로 은행 경영이 어려울 때 공적자금을 투입해 살아난 과거를 잊어선 안된다. 시중은행들이 자사 직원과 주주들 몫만 챙기는 행위를 국민은 용납하지 못한다. 시중은행은 특히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적 책무를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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