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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키 헤일리 전 유엔주재 미 대사, 트럼프 맞서 대선출마 선언

[파이낸셜뉴스]
니키 헤일리 전 유엔주재 미 대사, 트럼프 맞서 대선출마 선언
니키 헤일리(왼쪽) 유엔 주재 전 미국대사가 14일(현지시간)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헤일리 전 대사가 2018년 10월 9일 대사직 사퇴 선언 뒤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말을 나누고 있다. 로이터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유엔주재 대사로 앉혔던 니키 헤일리 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가 14일(이하 현지시간)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가장 먼저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선데 이어 이번엔 헤일리 전 대사가 출사표를 던졌다.

트럼프 이후 2024년 대선 후보 경선에 도전장을 내민 첫 주요 후보다.

AP에 따르면 헤일리는 트위터 동영상을 통해 트럼프에 도전장을 던졌다.

헤일리는 2년 전만 해도 트럼프에 맞서 2024년 대선 경쟁에 뛰어들 의사가 없다고 밝혔지만 최근 마음을 바꿨다.

그는 미 경제가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자신이 출마해야 하는 배경으로 꼽았다.

헤일리는 아울러 76세의 고령인 트럼프와 80세인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하는 것 자체를 비판하고, 대선 경쟁에 '세대 교체'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헤일리는 우선 트럼프를 겨냥했다.

그는 "나에 대해 알아둬야 할 게 있다"면서 "나는 약자를 괴롭히는 불한당들에게 참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이힐을 신은 이들이 맞받아치면 더 크게 상처를 입힌다"면서 트럼프의 특기인 흑색선전은 되레 더 큰 역풍을 맞을 수 있음을 경고했다.

헤일리는 "나는 니키 헤일리이다. 대통령에 출마한다"고 선언했다.

올해 51세의 헤일리는 트럼프를 제외하면 수개월 안에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는 2024 대선 후보경선전에 뛰어든 첫번째 주요 후보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 팀 스콧(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도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전에 뛰어들 전망이다.

이와 달리 민주당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의사를 내비치고는 있지만 아직 재선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고, 이에따라 민주당내 후보 경선전 역시 시작도 하지 않았다.

헤일리는 "나는 결코 선거에서 패배한 적이 없다"면서 이번에도 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헤일리가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을 뚫고 대선후보로 확정된 뒤 대통령 당선까지 되면 그는 미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 된다.

또 미 역사상 최초로 인도계 대통령이라는 기록도 쓰게 된다.

첫 여성 대통령에 도전했다 더 많은 표를 얻고도 미국의 선거인단 투표제도로 트럼프에 고배를 마셨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인도계 여성 부통령인 카멀라 해리스를 제치고 첫 인도계 여성 대통령이라는 역사를 쓸 수 있다.

헤일리는 인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나 인종차별이 심한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작은 마을에서 성장했다. 어린 시절 인종차별 경험은 그의 정치경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이날 3분 반짜리 동영상에서 헤일리는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자신은 "흑인도, 백인도 아니었고...달랐다""고 말했다.

헤일리는 그러나 자신의 유년 시절 인종차별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인종차별 국가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헤일리는 이날 동영상에서 트럼프를 직접 거론하는 대신 "워싱턴 제도권은 거듭, 거듭 실패했다"면서 지도부 세대교체가 필요하다고 말해 트럼프와 바이든을 싸잡아 공격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