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 은행연합회장 15일 기자들과 만나
'돈잔치' 논란에 "개별 은행에서 고민할 부분"
'이자장사' 언급에는 '건전성 관리' 강조
금감원장 '생색내기' 표현에 대해서는 "깊이 반성"
김광수 은행연합회장. fnDB.
[파이낸셜뉴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이 최근 1조원이 넘는 성과급과 5~6억에 달하는 퇴직금으로 불거진 은행권의 ‘돈잔치’ 논란에 대해 “각 은행의 이사회 내 소위원회에서 논의하는 문제”라면서 “개별 은행에서 고민해야 될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1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 새롭게 마련된 기자실을 둘러본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전날 은행의 성과급, 퇴직금과 관련한 성과보수체계를 점검하고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살펴봐달라고 주문한 것에 대한 의견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김 회장은 “아직 크게 생각한 바가 없다”면서 “왜냐하면 어떤 모범 규범이나 그런 게 현재 마련되어 있지 않고 개별 은행에서 고민하고 그게(고민이) 공통적이라면 저희도 같이 한번 논의해보는 계기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이 원장은 임원회의를 열고 "성과급과 관련해 성과보수체계가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의 취지와 원칙에 부합하게 운영되고 있는지에 대해 점검할 것"이라며 "은행의 성과평가체계가 단기 수익지표에만 편중되지 않고 미래손실가능성 및 건전성 등 중장기 지표를 충분히 고려토록 하는 등 미흡한 부분은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5대 시중은행의 성과급은 2021년 1조709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1조3823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퇴직금 규모도 1인당 6억~7억원가량으로 알려지며 서민에게 취한 이득을 희망퇴직금이라는 복지에 충당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김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권의 ‘이자장사’를 언급하는 것과 관련한 은행연합회의 입장을 묻자 반성하는 차원에서 소비자 보호에 힘쓰는 계기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은행들이 내부에서는 열심히 한다고 생각해도 외부의 시각이 다르고 제가 놓친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은행을 비판적으로 보고 계신 외부의 소비자, 단체들을 모셔 공동협의체를 만들어 의견을 좀 들어볼 생각”이라고 답했다.
다만 김 회장은 건전성 관리가 은행의 가장 중요한 책무라고 답했다. 김 회장은 “케네스 로고프의 ‘This Time Is Different’이라는 책을 보면 은행 시스템이 한 번 무너지면 다시 재건하는데 3년이 걸린다고 나와 있다”면서 “은행의 건전성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은행이 공공재냐는 질문에도 “은행은 우리 사회에 굉장히 필요한 인프라라고 생각하고 제가 강조한 책에 (해당 내용이) 잘 나와 있다”고 설명했다.
또 김 회장은 이복현 금감원장의 ‘생색내기’ 표현에 대해 깊이 반성했다며 “돈 장사하는 사람이 누가 깎아달라 하기 이전에 깎아주는 법이 없지만 은행장 이사회에서도 논의해서 기본적으로 소비자를 보호하는 마음을 은행권 자체적으로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로 삼으려고 한다”고 답했다.
시중은행의 과점 체제를 종료하고 완전 경쟁 체제로 유도한다는 금융당국의 입장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1997년 IMF 이후 금융당국의 주도로 많은 금융사들이 지주회사 체제가 되면서 은행의 과점 체제가 시작됐기 때문에 당국에서 먼저 검토할 문제라는 입장이다. 다만 김 회장은 “개인적으로 리테일은 좀 더 경쟁적으로, 기업금융은 더 전문적일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