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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대학시절 선배의 여자친구 A씨와 술김에 하룻밤을 같이 보냈던 남성이 10년 뒤 A씨가 자신의 아이를 임신해 키웠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후 두 사람은 서로 모르는 사이로 살자고 동의했지만 다시 10년이 흐른 뒤 이혼을 한 A씨가 "키우던 아이는 네 아이"라며 양육비를 청구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15일 YTN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조담소)'에는 과거 대학생 시절 친하게 지내던 선배의 전 부인에게서 황당한 연락을 받았다는 B씨의 고민이 소개됐다.
B씨는 "약 20년 전 대학생 시절 친하게 지내던 선배가 있었고 선배의 여자친구와도 친하게 지냈다. 그러다 선배의 여자친구와 술김에 하룻밤을 함께 보내게 됐고 당황스러웠지만 실수라 생각하고 서로 잊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B씨는 이후 선배와 여자친구는 결혼했고 아이까지 낳고 잘 살고 있는 줄 알았는데, 10년 만에 이혼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 그런데 선배의 전 부인으로부터 연락이 와서 자기 아이가 선배가 아닌 제 아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B씨는 너무 놀랐고 믿을 수 없었지만 실제 아이를 직접 만나보고 자신의 아이가 맞다는 직감이 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A씨는 B씨에게 모르는 사이로 살자고 했고 B씨도 이에 동의했다. 이후 B씨는 다른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가장이 됐다.
그렇게 A씨와의 일을 잊고 살던 B씨에게 최근 갑자기 '인지 청구 및 과거 양육비 청구' 소장이 왔다. A씨는 자신의 아이를 친자로 받아줄 것과 과거 양육비 1억원을 요구해왔다.
B씨는 "이대로 그 애를 제 호적에 올려야 하는지, 양육비를 요구하는 대로 줘야 하는지 궁금하다"며 조언을 구했다.
류현주 변호사는 "이 사연처럼 혼외자가 인지청구를 해서 사후적으로 친자로 등록이 되는 경우에도 이혼하는 경우에 준해서 양육비를 지급할 책임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류 변호사는 "일단 양육비를 청구하는 쪽과 양육비를 지급하는 쪽 모두 아이에 대해 양육의무를 가지는 친부모여야 하기 때문에 혼외자와 친부 간에 유전자 검사를 먼저 하게 된다"면서 "유전자가 일치한다는 결과가 나오면 친자가 맞기 때문에 가족관계등록부(호적)에 등록되는 것을 막기는 어렵다"라고 부연했다.
이어 "'과거 양육비'라는 것은 과거에 지급되지 않은 양육비를 현재 한꺼번에 달라고 하는 것이다.
법원은 과거 양육비 액수를 결정할 때 부모의 경제력 외에도 부모 중 한 쪽이 자녀를 양육하게 된 경위, 그리고 상대방이 자녀에 대한 부양의무를 인식했는지를 중요하게 고려한다"며 "해당 사연의 경우 혼외자가 있다는 사실 자체를 상당 기간 전혀 몰랐고, 알게 된 이후에도 친모가 '남처럼 살자'는 얘기를 했기 때문에 사연자가 부양의 의무를 져야한다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소송이 들어오기 전에는 부양 의무를 인식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청구금 1억원을 상당부분 방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판단했다.
류 변호사는 "이제 와서 인지청구를 하고 과거양육비를 달라고 하는 그 배경은 결국 친모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라며 "이런 경우 상대방과 합의 조건을 조율해보면서 소송을 취하하고 원만하게 합의를 시도해 볼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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