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 마일리지 개편안 반발
캐시앤마일즈 확대요구 높아
오는 4월 스카이패스 개편을 앞두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오는 4월부터 시행 예정인 대한항공 마일리지 개편안에 대해 항공 소비자들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정부도 합리적인 마일리지 공제방안을 내놓으라며 대한항공을 압박하고 있다. 대한항공이 마일리지 개편안 시행을 연기하거나 원점에서 재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이 항공업계 일각에서 나올 정도로 상황이 심상찮다.
대한항공은 19일 마일리지 개편과 함께 기존 전체 좌석의 5% 이상인 보너스 좌석 비중을 2배가량 늘리고, 올해 성수기에 한시적으로 뉴욕·로스앤젤레스·파리 노선에서 특별기 100편가량을 운항하겠다는 추가 대책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부는 "국민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며 아직도 부정적 반응을 나타냈다.
대한항공은 마일리지 공제율을 조정하는 스카이패스 제도를 개편키로 했다. 그러나 이는 4개 국제선의 지역별 마일리지 공제를 앞으로 운항거리에 비례해 국내선 1개와 국제선 10개로 기준을 세분화한다는 것이어서 장거리 노선의 마일리지 공제율을 높이는 방안이다. 사실상 마일리지 혜택의 축소를 의미한다. 여기에다 마일리지로 구매할 수 있는 보너스 좌석 자체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항공사 마일리지는 적립은 어렵고 쓸 곳은 없는 소위 '빛 좋은 개살구'"라며 포문을 열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개편안 시행 전에 현행 마일리지 약관의 불공정성을 시정 요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소비자를 우롱한 것"이라면서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인기 장거리 노선의 마일리지 좌석은 '하늘의 별 따기'였다. 인천∼뉴욕 구간의 프레스티지 좌석을 보너스 항공권으로 구매하려면 편도 6만2500마일이 필요했지만, 개편안이 시행되면 9만마일이 필요해진다. 언감생심 수준이다. 정부와 여당은 이번 마일리지 일방개편을 금융·통신업계의 '과점체제 폐해'와 다름없다고 여기는 분위기다. 현재 진행 중인 아시아나항공 인수작업이 마무리되면 대한항공이 유일한 국내 대형 항공사가 되는 만큼 사전에 독점 폐해를 방지하겠다는 의도마저 엿보인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상황에서 국민이 낸 혈세로 고용유지 지원금 등을 받고, 국책은행을 통한 긴급자금도 지원받았다. 국민의 지원을 받은 국적항공사가 보상은커녕 여행수요 확대를 틈타 돈벌이에 나서는 격이다. 아시아나항공과 통합 이후 '메가캐리어(초대형 항공사)'로 거듭날 대한항공이 마일리지 개편안 논란으로 대국민 이미지를 구기는 것도 문제다.
우리가 볼 때 마일리지 새 공제율을 개편 이후와 개편 이전으로 차등 적용하는 게 가장 현실적이다. 4월 이후에 적립하는 새 마일리지에만 새 공제율을 적용하면 될 일이다. 또 현재 시범운영 중인 '캐시앤마일즈' 프로그램을 전면 확대해서 항공권을 구매할 때 운임의 최대 20%를 마일리지로 지불할 수 있도록 마일리지를 현금화하는 방안도 이번 기회에 도입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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