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의 한 대형 쇼핑몰에 실내 마스크 자율 착용 권고 안내문이 붙어 있다./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실내 마스크 해제 23일째인 21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만1880명을 기록했다. 이는 화요일 기준으로 지난해 6월 28일 9888명 이후 34주 만에 가장 적은 규모다. 전주 대비 신규 확진자 수를 봐도 20일 연속 감소세에 있다. 우려와 달리 실내 마스크 해제 이후에도 코로나19는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르면 3월 말 또는 4월 초에 실내 마스크 2단계 해제 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1월 30일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권고'로 완화되면서 대부분 마스크 착용 의무는 해제됐지만 대중교통이나 병원 약국 등에서는 여전히 마스크 착용이 '의무'로 남아 있다. 당초 정부에서는 오는 5월께로 마스크 전면해제를 언급했지만 시점이 앞당겨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지난 2월 1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지금과 같은 추세로 국내외 안정세가 지속된다면 마스크 착용 전면 해제 등에 관한 논의도 시작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코로나19의 확산이 진정되고는 있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최근 흐름에 호응하는 시민들은 실내 마스크가 해제된 상황에서 대중교통과 병원 등 일부 장소만 의무를 유지한다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스크 구매에 더 이상 비용을 쓰고 싶지 않다는 반응도 나왔다. 그러나 불안함을 호소하는 시민들도 많다. 특히 아직 한번도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은 시민들이 마스크를 벗는데 거부감을 호소했다.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첫날, 장 보는 시민들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첫날인 30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3.1.30 ryousanta@yna.co.kr (끝)
■"미세먼지 걱정이지 코로나 걱정 아냐"
마스크 전면해제에 동의하는 시민들은 지난 1월 실시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조치에 영향을 받은 분위기다. 이미 코로나19에 확진된 경험이 있는 시민들은 특히나 마스크의 필요성에 대해 낮게 봤다.
병원에서 근무하는 장모씨(28)는 "이미 코로나19에 감염됐던 적 있어서 마스크 전면해제에 크게 회의적이진 않은 편"이라며 "(코로나19 감염이) 걱정되는 사람은 스스로가 착용할 것이니 (마스크 전면)해제도 괜찮다"고 밝혔다.
서울 광진구 주민인 박모씨(40)도 "(마스크 착용은) 이제 자율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며 "코로나19가 걸려도 죽음을 떠올리지 않고 심한 감기 정도로 생각한다. 실외에서 마스크를 쓰는 사람들도 미세먼지 등이 걱정이지 코로나19를 걱정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실시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에 대한 인식 조사에서도 이같은 분위기는 확인된다.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팀은 지난 1월 30일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이후 실시한 인식 조사 결과, 응답자의 69.1%는 실내 마스크 착용이 의무에서 권고로 조정한 것에 대해 '타당하다'고 답했다. 국민 10명 중 7명이 실외는 물론 실내까지 마스크를 벗는 것이 맞다고 본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나아가 이미 병원과 대중교통 등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 지켜지지 않는다고 지적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직장인 전모씨(32)는 "밤늦게 집에 들어가는데 마스크를 안 쓰고 지하철에 탑승하는 사람을 봤다. 사실상 의미 없는 규칙"이라며 "전면 해제해도 쓸 사람은 다 쓰고 하는데 굳이 대중교통이라고 쓰라고 강요하는 것은 좀 아닌 것 같다. 해외는 거의 다 해제했는데 아직 고집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병원 입원을 한 경험이 있는 이모씨(29)도 "병원 내 마스크 의무조차도 실효성에 의문"이라며 "병원 생활을 하다 보면 마스크 내리고 밥 먹고 공용화장실에서 양치하게 된다. 또 침대 커튼을 닫아 놓고 안에 있으면 마스크 착용 여부를 모르는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고정비가 된 마스크 비용을 걱정하는 시민도 있었다.
취업준비생 김모씨(27)는 "대부분 국민들이 (코로나19에) 걸렸고 경각심도 낮아진 상황에서 언제까지 마스크값을 지불하라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마스크 가격이 많이 싸졌지만 이게 모아보면 부담이다"고 토로했다.
쇼핑몰 등 각종 실내 시설과 음식점, 카페, 버스 터미널, 지하철역 등에서는 마스크 착용 의무가 ‘권고’로 바뀐 가운데 3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한 시민이 마스크를 벗어두고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23.1.31/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사진=뉴스1
■"불안감 없어지기 전까진 쓰겠다"
여전히 불안감을 호소하는 시민도 많았다. 마스크가 코로나19를 막는 것은 물론이고 미세먼지, 알레르기, 감기 등에도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직장인 송모씨(33)는 "마스크 전면 해제는 아직 불안하다. 코로나19 미확진자 수가 여전히 적지 않기 때문"이라며 "백화점이나 마트 등에서는 마스크가 해제됐지만 불안해서 여전히 끼고 생활하고 있다. 만일 전면 해제 돼도 불안감 이 없어지기 전까진 계속 쓰겠다"고 전했다.
직장인인 변모씨(36)는 "정부의 마스크 의무 착용 여부를 떠나 평소에도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면서 "마스크 착용 이후 봄, 가을 알레르기 발병 비율이 급격하게 줄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직장인 이모씨(27)는 "여전히 주위에서 확진자가 많이 나와서 전면해제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며 "집 밖에서 마스크 쓰지 않았다가 가족들에게 옮길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교적 코로나19가 잠잠해졌던 지난해 11월에 코로나에 걸린 적 있어서 여전히 불안하다. 마스크 실내 해제와 관련 없이 식당 카페를 제외하고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병원 등 직업상의 이유로 마스크 착용을 선호하는 경우도 있었다.
전라북도 전주에서 간호사로 근무하는 고모씨(28)는 "병원에서의 마스크 해제는 득보다 실이 크다"며 "병원은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들이 모인 곳이라 기관지 감염이 심하다. 코로나19 외에도 다른 기관지 감염 질환을 막는 효과는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확진에 대한 불안감을 크게 느끼는 시민은 지금까지 한번도 확진된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아직 코로나19 확진 경험이 없다는 고등학교 교사 이모씨(27)는 "학교 내 실내 마스크 의무 착용이 풀리면서 신학기 되면 아이들도 대부분 마스크 벗고 수업을 들을 것으로 예상한다. 괜히 코로나19 걸리면 학교에 눈치가 많이 보일 것 같다"며 "위생 문제도 있어서 당분간은 마스크 쓰고 수업할 생각"이라고 우려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박지연 노유정 주원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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