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당 3700만→3450만 거래가 인하 흥행 기대
보험사·공제회, 대주단·우선주 동시 참여 고려
금호아시아나그룹 옛 사옥인 콘코디언빌딩 전경.
[파이낸셜뉴스] 금호아시아나그룹 옛 사옥인 콘코디언빌딩 딜(거래)이 성사 분위기다. 당초 2022년 11월 딜 클로징(거래 종료) 목표였으나 레고랜드 사태로 지연된 후 행보다. 2022년 말부터 주요 공제회들의 자금수지가 '플러스'로 전환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매도인이 밸류에이션(가치) 조정을 받아들이면서 '적정가격'이라는 공감대가 시장에서 형성된 것도 한몫했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콘코디언 빌딩의 소유주인 DWS자산운용(옛 도이치자산운용)은 최근 우선협상대상자인 마스턴투자운용이 당초 제시한 3.3㎡당 3700만원에서 3450만원으로 인하를 받아들였다. 마스턴투자운용과 맨데이트(책무 및 딜 유효기간·mandate)도 4월 말까지 연장했다.
당초 콘코디언은 증권사가 셀다운(총액인수 후 기관투자자에게 재매각)을 위해 기관투자자 대상 투자 의향을 확인했을 때 오버부킹(초과청약)됐던 자산이다. 중심업무지구(CBD)의 랜드마크인 데다 롯데카드가 본사로 쓰는 등 안정적인 캐시플로우(현금흐름)를 창출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금리상승이 급격하게 일어났고, 지난해 10월 레고랜드 사태가 시장에 충격을 주면서 기관투자자들의 투자 활동이 급격히 얼어붙었다. 결국 매도인과 매수인은 협의를 통해 거래기한을 연장했고, 최근 가격까지 인하하면서 딜 성사 가능성을 높였다.
매수인은 대출기간을 30개월에서 24개월로 단축, 대주단의 부담을 낮췄다. 대신 대주단의 우선주 참여 기회를 부여, 매각시 이익을 공유한다. 대주단으론 공제회, 보험사 등 6~7곳이 거론된다.
IB업계 관계자는 "미국 연준(Fed)의 추가 금리 인상이 불안요소이긴 하지만 올해 금리 인상이 끝난다는 것이 시장에 반영된 상황"이라며 "공제회들도 금리인상으로 자금수지가 플러스로 돌아서면서 투자대상을 찾아야 하는데, 핵심(코어) 오피스 투자 대상이 희귀해 콘코디언빌딩의 매력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콘코디언 빌딩은 2018년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부터 금호아시아나 본사 사옥을 4180억원에 인수, 오피스명을 콘코디언으로 바꾼 곳이다. 2008년 10월에 준공됐으며 현재 롯데카드가 본사로 쓰는 곳이다.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 인접한 곳으로 인근에는 흥국생명빌딩, S타워, 크레센도빌딩 등이 있다.
연면적 6만695.5㎡, 대지면적 3913.80㎡ 규모다. 지하 8층~지상 29층으로 구성됐다. 바닥과 천장에 최고급 마감재인 밀리켄 카페트, 암스트롱 천장재를 사용했다. 천장고가 2.7m에 달하고 동서남북 4면을 창으로 배치, 자연채광 및 개방감을 극대화했다.
콘코디언은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동생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준공식에 같이 참석하는 등 추억이 깃든 곳이다.
박삼구 전 회장은 광화문 사옥 준공식 당시 "500년 영속 기업의 터전이 됐으면 한다"며 "건축 외장재로 도예가 신상호의 아트타일 작품을 활용하고, 로비에 설치예술가 존 폴 필립의 작품을 설치하는 등 예술작품들을 통해 문화기업 이미지를 강조했다. 이 건물이 단순한 사무공간이 아니라 광화문의 문화 명소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유동성 위기에 결국 콘코디언을 매물로 내놓게 됐다.
DWS자산운용은 롯데카드 외에도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을 비롯해 노무라경제연구소 등과 입주 계약을 맺은 바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콘코디언은 박삼구 전 회장이 애착을 가지고 만든 곳인 만큼, 준공 후 10년 이상 됐지만 관리가 상당히 잘돼 있는 편"이라며 "금호 이미지가 점차 사라지고 있는 만큼 원매자들의 관심을 모았던 자산"이라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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