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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음주 상태로 타인의 자동차를 들이받아 부상을 입히고 도주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도주치상과 음주운전 혐의 등은 유죄로 판단하면서도 음주로 인한 위험운전치사상 혐의는 무죄로 봤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 신혁재 부장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상),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 등 혐의로 기소된 30대 A씨에 대해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 다만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험운전치상)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지난 1월 서울 강남구 앞 올림픽대로에서 술에 취해 불상의 속도로 진행하던 중 제동장치를 제대로 조작하지 못해 같은 방향으로 서행하고 있는 외제차 한대를 들이받고도 구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이 사고로 피해차량은 약 720만여원의 수리비가 발생했고 피해차량에 탑승해 있던 동승자는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고, 사고 당시 A씨의 혈중 알코올농도는 0.087%로 면허취소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사고 당시 음주측정을 한 단속 경찰관은 재판 과정에서 A씨의 상태에 대해 "술은 마신 상태였지만 만취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외관상으로 봤을 때는 심하지는 않았는데 어느 정도 그런게 있었다(비틀거리고 혈색이 붉었다)" 등의 증언을 했다.
재판부는 음주운전·도주치상·사고 후 미조치 등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로 판단하면서도 은주로 인한 위험운전치상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사고 당시 음주측정을 한 경찰관의 증언만으로는 위험운전치상 혐의의 성립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위험운전치사상죄는 음주운전죄의 경우와는 달리 혈중 알코올농도의 법정 최저기준을 초과했는지 여부와는 상관이 없다"며 "'음주의 영향으로 실제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 있어야만 처벌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찰관의 증언에 따르면 A씨가 음주로 인해 일관된 진행 방향을 유지 못할 정도의 주치상태로 운행했다는 정황을 찾기 어렵다"며 "당시 A씨가 음주 영향으로 실제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인정할 증거도 없다"고 판시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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