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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면 전환 급한 이재명 "국가 권력 갖고 장난치면 깡패지 대통령이냐"

번개탄 생산 금지·쌀 생산 대책 등
정부 비판에 국힘 전대 의혹까지
尹 대통령 과거 발언 인용해 맹폭

국면 전환 급한 이재명 "국가 권력 갖고 장난치면 깡패지 대통령이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국가 권력 갖고 장난하면 그게 깡패지, 대통령이겠나"라며 윤석열 대통령을 직격했다. 체포동의안을 '압도적으로 부결'시키자는 데 민주당 총의가 모인 만큼 이를 지렛대 삼아 정부를 맹폭하는 모습이다. 민주당이 국민의힘 전당대회 과정에서 땅 투기 의혹이 재차 불거진 김기현 후보를 겨냥한 자체 조사 기구를 꾸린다는 것도 이런 국면 전환 노림수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정부가 발표한 자살 예방 대책안에 '번개탄 생산 금지'가 담긴 것을 과거 박근혜 정부 때 메르스 대책(낙타 고기 취식 자제)에 빗대 "국가 최고 권력을 가진 정치 집단이 겨우 하는 짓이라고는 국민의 처참한 삶을 갖고 농단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정부의 쌀 생산 대책도 "농업을 퇴화시키겠다는 것"이라고 나무랐다. 또 '수사권 갖고 보복하면 그게 깡패지 검사겠나'라는 과거 윤 대통령 발언을 인용해 "국가 권력 갖고 장난하면 그게 깡패지 대통령이겠나"라고 비꼬았다.

비판 논지는 정부가 국정을 내팽개치면서 정적 제거와 야당 탄압에만 골몰한다는 레퍼토리로 이어졌다. 이 대표는 "폭력배가 폭정을 저지르면서 '왜 (거기에 대해) 방어하나'라고 하는 것은 '깡패 인식'"이라고 강조했다.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 그리고 이에 대한 대응이 '방탄'이라는 비판을 반박한 셈이다.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과 성남 FC 후원금 의혹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돼 오는 27일 표결이 예정된 이 대표 체포동의안은 부결 전망이 점점 더 뚜렷해지고 있다. 사실상 민주당에서 '이탈 표'가 얼마나 나오느냐가 관건인데 계파를 초월해 '부결이 마땅하다'는 데 당내 총의가 모아졌기 때문이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전날 의원총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의원들은 모두가 자율적이고 당당하게 투표에 임해 윤석열 검사 독재 정권의 무도한 야당 탄압을 함께 막아 내자고 뜻을 모았다"며 "이런 총의가 오는 27일 본회의 표결 과정과 결과에도 흔들림 없이 반영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정부의 영장 청구·체포동의안 재가는 부당하다는 것이 너무 확고하기에 체포동의안 처리와 관련된 당론 채택 여부는 논의조차 필요 없는 사안이라는 것이 민주당 입장이다.

여기에는 이 대표가 공개적·비공개적으로, 당 안팎을 향해 검찰 수사와 영장 청구가 부당하다는 메시지를 거듭 강조한 점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23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통해 재차 이런 취지로 주장할 예정이다.


한편 민주당은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의 울산 땅 투기 의혹을 당내 TF(태스크 포스)를 꾸려 자체적으로 파헤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가 여당이 아니라 야당 의원이었다면 지금 이 대표 경우처럼 검찰 소환과 압수수색을 수차례 당하고도 남았을 거라는 점을 명분으로 삼았다. 야당이 김건희 여사 주가 조작 의혹 특검 추진 등과 더불어 정부 여당에 대한 공세 수위를 한껏 올리는 모양새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