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프랑크푸르트 유럽중앙은행(ECB) 본부.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투자자들이 유로존(유로 사용 20개국) 경제의 회복력과 물가상승(인플레이션) 통제가 힘들 것으로 보고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를 앞으로 더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8년간 마이너스(-) 금리를 실험하면서 세계 중앙은행 중 가장 ‘비둘기파’적이었던 ECB가 올해 높은 수준으로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통화스와프 시장에서는 ECB가 현재 2.5%인 예금금리를 9월까지 3.75%로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같은 금리는 유로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인상했던 2001년 수준과 같은 것으로 네덜란드 은행 ABN암로의 이코노미스트 산드라 플리펜은 “현재 ECB가 주요 중앙은행 중 가장 ‘매파적’인 은행처럼 보이는 게 놀랍다”라고 했다.
시장에서는 최근 유로존의 서비스업 활동과 임금 상승에 ECB가 금리를 앞으로 더 올릴 것으로 전망을 조정하고 있다.
지난 21일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임금의 빠른 오름세를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도 높은 물가오름세로 기업들이 제품 가격을 올려 소비자들에게 비용을 전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유로존의 1월 소비자 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8.5% 올라 6.4%인 미국에 비해 높다.
또 20개국의 임금이 최근 수개월 동안 5%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아일랜드 중앙은행의 통계에서 나타났다.
지난해의 기록적인 물가 오름세에 유럽의 노동계에서는 추가 임금 인상을 요구해왔다.
유럽 최대 노동단체인 네덜란드 FNV는 수송 부문 종사자들의 임금을 16.9% 인상을, 독일 베르디는 250만명 공공 부문 근로자들의 임금을 10% 올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유로존의 소비자 물가가 3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으나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물가지수는 지난 1월 5.2%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보였다.
ECB 이사 위원인 이사벨 슈나벨은 “인플레이션이 금융시장에서 보는 것보다 더 지속될 수 있다는 리스크가 보이고 있다”고 했다.
ECB는 지난해 여름 이후에만 금리를 3%p를 인상하는 보기 드문 조치를 단행했으며 3월에 0.5%p 추가로 올릴 것임을 시사했다.
채권운용사 핌코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콘스탄틴 바이트는 "유로존 경제 지표가 단기적으로는 분명히 좋은 소식이지만 ECB에게는 금리 관련 더 많은 일거리를 주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ECB가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최우선 과제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FT는 ECB 내 비둘기파 성향 관리들도 추가 금리 인상을 거론하고 있다며 당분간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유로존의 금리는 앞으로 인상을 점차 중단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이나 영국과 대조를 미루고 있다.
다만 미국도 경제 지표가 좋고 성장 전망이 밝좋아 투자자들은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지속 가능성이 있는지를 다시 평가하고 있다.
또 이날 공개된 2월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의사록에서 연준 관리들이 최근의 인플레이션 둔화에도 여전히 물가가 높은 수준이라며 금리 인상을 지속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밝혀졌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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