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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에 실질소득 1.1% 감소.. 연료비 16%·이자 지출 29%↑

지난해 4분기 가계동향

고물가에 가계의 실질소득이 줄고 있다. 지난해 4·4분기 가계 총소득은 소폭 증가했지만 지출이 더 많았다. 전기료 같은 공공요금 인상으로 연료비 지출이 16% 넘게 늘었고, 이자비용·세금 등 비소비지출도 8% 증가했다. 난방비와 이자지출은 역대 최대 폭을 기록했다.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4·4분기 가계동향'에 따르면 4·4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83만4000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1% 늘었다. 근로소득(7.9%) 증가가 전체소득 증가를 견인했다. 그러나 물가상승 영향으로 4·4분기 실질소득은 1.1% 줄었다. 실질소득 감소 폭은 매년 4·4분기 기준으로 2016년(-2.3%) 이후 6년 만에 가장 컸다. 지난해 4·4분기 5%대 고물가가 이어졌다. 물가상승 속도가 소득 증가보다 빨랐던 셈이다.

지난해 4·4분기 가구당 월평균 가계지출은 362만5000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4% 증가했다. 항목별로는 소비지출(269만7000원)이 5.9% 증가해 4·4분기 기준으로 2009년(7.0%) 이후 13년 만에 가장 크게 늘었다. 물가상승을 고려한 실질 소비지출은 0.6% 증가하는 데 그치면서 4개 분기 연속 0%대 증가율을 나타냈다. 지난해 고물가로 가계가 지갑을 닫으면서 실질적 소비지출은 둔화했다는 의미다.

품목별로 보면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연료비 지출은 1년 전보다 16.4% 급증했다. 월세 등 실제주거비 지출도 3.5% 늘었다. 유가인상에 따라 교통지출 역시 전년동기 대비 16.4% 증가했다. 자동차 구입(26.8%), 기타운송(56.5%) 및 유가인상 등으로 운송기구연료비(9.1%) 등에서 지출이 늘었다.

야외활동이 늘면서 오락·문화 지출은 20.0% 증가했다. 단체여행비(277.2%), 운동 및 오락서비스(20.9%) 등 지출이 급증했다. 음식·숙박 지출도 전년동기 대비 14.6% 증가했다. 반면 가정용품·가사서비스(-11.5%), 기타상품·서비스(-3.7%), 식료품·비주류음료(-1.1%) 등에서 지출이 감소했다. 식료품 가운데 특히 곡물(-16.9%), 육류(-4.6%), 채소 및 채소가공품(-4.6%), 신선수산동물(-7.9%) 등에서 지출이 줄었다.


세금이나 이자비용 등 비소비지출은 월평균 92만8000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8.1% 증가했다. 비소비지출 증가 폭은 4·4분기 기준으로 2019년 4·4분기(9.6%) 이후 3년 만에 가장 컸다. 특히 이자비용 지출이 28.9% 급증하며 2006년 이래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갈아치웠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