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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승전'고객'… KB금융 투자철학에 담았다

1년반 동안 치열한 내부논의 거쳐
전문성·리스크 관리 등 중심에 둬

기승전'고객'… KB금융 투자철학에 담았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지난달 31일 메타버스 공간에서 열린 'KB 인베스터 인사이트 2023' 콘퍼런스에서 '하이브리드형' 자산 배분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KB금융 제공
"예금 등 안전성 자산과 주식, 대체투자 등 자본성 자산에 일정 수준 투자를 배분하는 하이브리드형 자산 배분 전략이 효과적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우리나라 금융기관 수장으로는 이례적으로 개인, 기관 투자자들을 향해 KB금융이 지향하는 투자철학을 직접 발표해 화제가 됐다. 지난 1월 31일 개최한 2023년 경제전망 및 투자 테마를 공유하는 투자콘퍼런스 'KB 인베스터 인사이트 2023'에서다. 대고객 투자 콘퍼런스를 국내 은행계 금융지주사가 시도한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이번 행사는 갑작스럽게 개최된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수년간의 고민과 노력이 쌓인 결과물이라는 후문이다.

KB금융 관계자는 "1년 6개월간 치열한 내부 논의 과정을 거쳐 확정된 KB금융의 투자 철학을 시장에 알리는 첫 번째 장으로 이번 고객 콘퍼런스 개최를 결정하게 된 것"이라며 "행사명도 시장 자산에 투자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경제 및 투자에 대한 통찰력을 가질 수 있게 도움을 드리자는 행사 취지에 따라 정했다"고 말했다.

지난 2021년 KB금융그룹은 자사 관리자산이 1000조원을 넘으면서 우리나라에도 워런 버핏 같은 투자 거물의 '길잡이'가 필요하다는 의식이 커졌다. KB금융 내에서도 시장 대응력 강화와 더불어 시장,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확대 필요성이 제기되고, 무엇보다 '예대'모델에서 투자 모델로 금융 패러다임이 재편되는 점도 고려했다.

KB금융 관계자는 "구식의 수익 모델에서 벗어나 자산운용 중심의 시장 대응 전략 수립 및 투자 역량 확보가 주요 의제로 부상했다"고 소개했다. 이에 따라 KB금융은 그룹 차원의 시장자산 관리 역량 고도화를 위해 2021년 말 자본시장과 기업투자금융(CIB)을 아우르는 지주 총괄 부문을 신설했다.

가장 필요한 건 KB만의 투자 철학이다. 지주를 중심으로 전 계열사가 KB 문화를 내재화하는 그룹 특성을 투자 철학 정립에도 적용했다. 주안점은 소통에 뒀다. 그룹의 투자 철학 테마를 틈나는 대로 시장에 적극 제시했다. 마냥 미국이나 영국을 따라가는 게 아니라 KB금융만의 투자철학 수립을 위해 글로벌 선도사의 투자철학 사례를 벤치마크하고 KB금융의 시장 내 지위를 객관적으로 분석했다.
또 지속해 투자철학 방향성 정립, 종국적으로 지향하는 바(End-Image)를 시뮬레이션했다.

진통 끝에 나온 중간 산물은 △기존 KB금융그룹의 이미지에 투자 전문 금융그룹의 이미지를 더하는 것 △시장과 소통하는 구체적인 방법 △자본시장·CIB·자산관리(WM)를 아우를 수 있는 미션 및 비전의 가치체계를 갖춰야 한다 등 세 가지에 맞춰진다. 이렇게 1년 반 정도의 논의 끝에 고객중심, 전문성, 리스크 관리 등 KB금융그룹 투자철학의 3대 핵심 가치를 도출해 이번에 선보인 것이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